영화 '네 멋대로 해라' '미치광이 피에로' 등 프랑스 누벨바그 영화들에 출연
프랑스의 국보급 배우 장 폴 벨몽도가 8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6일(현지시간) AFP, AP 통신 등에 따르면 고인의 대변인은 벨몽도가 이날 프랑스 자택에서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고 밝혔다. 1960년대 프랑스 영화계의 혁신적 예술 운동이었던 누벨바그의 대표작 '네 멋대로 해라' '미치광이 피에로'를 비롯해 80편에 달하는 영화에 출연한 벨몽도는 알랭 들롱과 함께 1960, 70년대 프랑스 영화를 대표하는 배우였다.
권투 선수 시절 다친 코 덕에 개성 강한 캐릭터를 자주 연기했던 벨몽도는 실험적인 예술 영화뿐만 아니라 액션 영화, 코미디 영화까지 여러 장르를 넘나들었고 경찰, 도둑, 신부, 비밀요원 등 다양한 배역을 소화하며 독보적인 필모그래피를 남겼다. 특히 장 뤼크 고다르, 프랑수아 트뤼포, 알랭 레네, 루이 말, 장 피에르 멜빌 등 누벨바그 대표 감독들과 많은 작품을 함께했다.
파리 연극 무대에서 처음 연기를 시작한 그는 1960년 고다르 감독의 장편 데뷔작 ‘네 멋대로 해라’(1960)에서 맡은 반항적인 건달 역할로 스타덤에 올랐다. 배우가 되기 전 축구와 권투를 했던 그는 액션 영화에서 대역을 쓰지 않고 직접 연기하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르네 클레망 감독의 ‘파리는 불타고 있는가?’, 멜빌 감독의 ‘밀고자’, 007 시리즈 중 하나인 ‘007 카지노 로얄’, 루이 말 감독의 ‘파리의 도적’, 코미디 영화 ‘외인부대’, 클로드 를루슈 감독의 ‘레미제라블’ 등에 출연했다.
벨몽도는 2007년 프랑스 국가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의 코망되르 등급를 받았고, 2016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제73회 베니스영화제에서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명예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2번 결혼하고 2번 이혼한 벨몽도는 2010년 자신보다 43세 어린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 바르바라 강돌피와 연애를 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프랑스 국민배우의 부고 소식에 추모가 이어졌다. 오랜 친구였던 알랭 들롱은 "60년간 알고 지낸 친구를 잃었다"며 "그가 세상을 떠났다고 하니 내가 산산조각난 것 같다"며 비통해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위대한 영웅이기도 하고 친숙한 인물이기도 했던 국보 같은 배우”라면서 “우리는 그에게서 우리 모두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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