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글로벌 최저한세율 15%로 논의 중
현재 15% 미만 국가 22곳... 국내 기업 81곳 진출
"최저한세율 도입 시 해외 진출 전략 다시 짜야"
다음 달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디지털세' 합의안이 최종 합의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외에도 해외 사업장을 둔 매출 1조 원 이상 국내 기업 81곳이 과세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디지털세 적용 대상이 애초 정보기술(IT) 기업에서 제조기업으로 확대되면서 우리나라 수출에 미칠 악영향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동훈 법무법인 율촌 미국 회계사는 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OECD 디지털세 합의안 주요 내용 및 기업 영향 설명회’에서 “매출 발생국에 과세권이 있는 ‘필라1’은 연매출 27조 원, 세전이익률 10% 이상 기업이 대상이기에 국내에서는 2곳(삼성전자ㆍSK하이닉스)만 해당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세계적으로 법인세 최저한세율 15%를 도입하는 내용인 ‘필라2’는 연매출 기준이 1조 원 이상이 대상으로 분석돼 국내 기업이 다수 포함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G20이 논의 중인 디지털세는 크게 필라1과 필라2로 나뉜다. 필라1은 규모가 크고 이익률이 높은 글로벌 다국적 기업 100여 곳에 본국뿐만 아니라 시장 소재지국에도 세금을 내게 하는 방안이다. 이에 비해 필라2는 저세율 국가를 통한 기업들의 조세 회피를 막기 위해 세계적으로 최저 법인세율을 부과하는 게 골자다.
OECD에 따르면, 현재 최저한세율이 15% 미만인 나라는 바하마, 헝가리, 스위스 등 22개다. 연매출 1조 원 이상 국내 기업 중 이들 22개 국가에 자회사를 둔 곳은 81개로 조사됐다. 대한상의 조세정책팀 관계자는 “저세율 국가에 자회사를 둬 세금을 덜 내왔던 국내 기업이 한국 국세청에 차액분을 내게 되는 개념”이라며 “다만 정확한 결과는 추후 여러 변수를 고려해 계산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세의 최종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김태정 기획재정부 과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다음 달 디지털세 최종 합의까지 △다른 나라의 과세권 배분 비중(현재 초과이익의 20~30% 중 결정 방침) △적정 최저한세율 수준(최소 15% 이상으로 결정 방침) △과세대상 소득에서 급여·유형자산의 제외 비율(최초 5년간 7.5% 이상, 이후 5% 이상으로 결정 방침) 등이 주요 쟁점으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그때까지 기업 의견을 최대한 경청해 논의에 임하겠다"며 "필라2가 도입되면 국가 간 법인세 인하 경쟁은 감소하고 세제 외 경영환경의 중요성이 커지므로 기업의 해외 진출 전략에도 영향이 클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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