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권 인정한 美 헌법 정면 위배한 낙태금지법
배우 케리 워싱턴 낙태 보장 청원 서명 촉구에?
리스 위더스푼 등 미 연예계 스타 100여 명 참여
텍사스 활동 및 주지사 지원기업 보이콧 제안도
"우리는 우리의 건강과 미래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모두의 생식의 자유를 위해 싸워야 합니다. 텍사스 여성들과 함께하는 청원 운동에 서명하세요." (할리우드 배우 케리 워싱턴 트위터)
미국 보수의 아성 텍사스주(州)가 임신 6주 이후 여성의 낙태를 금지하는 법을 제정하자 미국의 여성 배우와 가수 등 연예계 인사들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주지사가 지난 5월 서명한 '태아심장박동법'(fetal heartbeat bill), 이른바 '6주 이후 낙태금지법'은 지난 1일부터 시행됐다. 미국의 헌법상 보장된 여성의 낙태할 권리를 침해했다는 논란에도 강행된 것이다.
이 법은 태아의 심장 박동이 감지되는 임신 6주 이후에 대해 사실상 모든 낙태를 금지하고 있다. 성폭행 피해로 인한 임신의 경우도 예외로 두지 않았다. 의료 비상 상황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미국 연예계 인사들은 낙태 금지법 반대 서명 운동에 나서거나 텍사스 활동 보이콧을 제안하는 등 들고일어났다.
할리우드 배우 케리 워싱턴은 자신의 트위터에 낙태 금지법에 반대하는 서명 운동에 동참하자고 촉구했다. 그러자 리스 위더스푼, 에바 롱고리아, 두아 리파, 세인트 빈센트, 핑크 등 100여 명의 인기 배우와 팝스타들이 낙태권 보장을 촉구하는 서명에 동참하며 호응했다.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경력의 배우 퍼트리샤 아켓은 텍사스 현지 촬영 및 활동을 중단하는 '텍사스 보이콧' 운동을 제안했다. 그는 "텍사스 낙태 금지법은 여성을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민주주의 국가라고 더는 주장할 수 없게 됐다"며 "모든 주에서 여성이 평등한 권리를 가질 때까지 (보이콧을) 중단하지 말아야 한다"고 요청했다. 인기 작가 메건 켈리 홀도 모든 연예인이 텍사스에서의 일정을 취소해야 한다고 호응했다.
민주당 지지자인 배우 알리사 밀라노는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인터뷰를 통해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에 정치 자금을 대는 기업들까지 보이콧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4일 성명을 통해 텍사스주의 낙태금지법 효력을 유지한 연방대법원을 향해 "여성의 헌법적 권리(낙태권)에 대한 유례없는 공격"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이 법이 성폭행을 당해 임신한 경우와 같은 예외도 적용하지 않는 점이 "매우 극단적"이라면서 연방대법원 때문에 수백만의 여성들이 고통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1973년 미국의 연방대법원은 '여성이 임신 후 23~24주 시점까지 낙태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최근 임신 6주 이후의 낙태를 사실상 금지하는 이 법의 시행을 중단시켜달라는 긴급 항소를 5대 4로 기각함으로써 효력을 유지시켜 비판의 중심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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