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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해야 하는데…" 제조업 비중 높은 중견기업 '탄소중립 경영'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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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해야 하는데…" 제조업 비중 높은 중견기업 '탄소중립 경영' 딜레마

입력
2021.09.03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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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서울 중구 더존을지타워에서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이 참석한 중견기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탄소중립 경영 확산 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후 서울 중구 더존을지타워에서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이 참석한 중견기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탄소중립 경영 확산 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환경·사회·지배구조(ESG)나 탄소중립 경영이란 걸 어떻게 시작하고 전개해야 할 지 잘 모르겠습니다."

첫 단추부터 끼우기가 어렵다고 했다. 취지는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막상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법론을 찾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어서다. 3일 서울 중구 더존을지타워에서 열린 ‘중견기업 ESG·탄소중립 경영확산 간담회’에 참가한 11개 중견기업 대표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간담회에서 중견기업 대표들은 "자체적으로 평가하는 게 아니라 외부 기관에서 평가하는데, 공시된 기준을 명확히 몰라 대응도 쉽지 않고, 혹시라도 시대적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면 기업의 이미지 손상은 물론 자금 조달도 어려울 수 있어 선뜻 하겠다고 말하기 조심스러운 것도 사실이다"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날 간담회는 ESG 및 탄소중립을 위해 중견기업과 에너지공공기관 사이의 협력체계를 조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에선 산업부가, 공공기관에선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 및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장 등이 참석해 중견기업 대표들과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이 자리에서 "ESG 경영 확대에 대한 우려가 큰 것도 맞다"고 염려했다. 중견련 관계자는 "기업들에 가장 필요한 건 일단 ESG 및 탄소중립 경영에 대한 교육과 함께 기업 규모에 맞는 현실적인 기준 마련이라는 의견이 많았다"라면서 "세제 혜택 등 탄소중립 경영 실천 시 인센티브 부여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도 나왔다"고 전했다.

중견기업들도 탄소중립 경영 확대 필요성엔 충분히 공감한다. 중견련이 지난 6월 발표한 ESG 경영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 ‘ESG 경영의 필요성을 깊이 인식한다’는 답이 무려 78.2%였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탄소국경세 도입을 검토하고 글로벌 기업들이 RE100 참여 등 경영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데다, 재생에너지와 수소 및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서다. 특히 중견기업의 경우 제조업 비중이 재작년 기준 38.5%로 대기업(20.7%), 중소기업(20.1%)에 비해 월등히 높고 수출기업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각종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선 탄소절감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란 평가다.

정부와 기관들은 이날 중견기업에 대한 충분한 지원을 약속했다. 문 장관도 “정부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견기업의 유동성 지원을 위한 무역보험공사의 수출채권 조기현금화 보증한도 상향 조정, 국가핵심전략산업 특별법 제정 등 중견기업의 신시장·신사업 진출 및 산업생태계 육성에 대해서도 적극 지원할 뜻을 밝혔다. 에너지공공기관도 중견련과 ‘중견기업 탄소중립 지원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에너지공공기관 인프라를 활용해 공장에너지관리시스템(FEMS) 설치비용 지원 및 확대, 사옥 내 전기차 급속 충전소 설치 지원 등 중견기업의 탄소중립 경영을 지원하고, 공기업과 중견기업 간 수요연계형 기술개발(R&D) 추진, 중견기업 취업 연계·재직자 석·박사 과정 신설(에너지 중견기업 계약학과) 등 중견기업 역량 강화도 추진키로 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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