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망 벗어난 성범죄 전과자 119명… 고위험군 9명도 종적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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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망 벗어난 성범죄 전과자 119명… 고위험군 9명도 종적 감췄다

입력
2021.09.0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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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정보 등록 대상 119명 소재 파악 안 돼
10년형 이상 받아 특별관리 9명도 행방 묘연
경찰 "소재 불명자 일제점검… 고위험군 추적 주력"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잇달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모씨가 지난달 31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고영권 기자

# 아동 성범죄를 저질러 징역 3년을 살고 나온 A씨. 신상정보 공개 대상자인 그는 출소 후 부산 해운대구를 거주지로 등록했고, 정부 인터넷 서비스 '성범죄자 알림e'에도 이대로 공개됐다. 하지만 경찰 확인 결과 해당 주소는 공터로 밝혀졌고 A씨는 한동안 소재 불명자로 수사선상에 올랐다.

# 친딸을 성폭행한 혐의로 9년간 복역한 B씨 역시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로 지정됐지만, 거주지를 사람이 살지 않는 폐가로 거짓 등록했다. 그러고는 버젓이 전입신고를 하고 다른 지역에 살면서 수사기관의 감시망을 피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강윤성(56) 사건으로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성범죄 전과자 119명의 행방이 파악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는 10년 이상 중형을 받은 성범죄자도 9명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2일 경찰청에 따르면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로 지정된 성범죄자는 지난해 기준 8만939명이고, 이들 가운데 경찰이 소재를 알지 못하는 인원은 올해 7월 기준 119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소재 불명자 중 9명은 징역 10년 이상 중형을 선고받아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전과자다. 중죄를 저질러 특별 관리가 필요한 성범죄 전력자가 수사기관 감시망을 벗어난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각 시도청 여성대상범죄수사팀이 전담 관리하고 법규 위반 시 지명수배를 내려 추적 수사하는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더구나 이들은 법무부가 따로 관리하는 전자발찌 부착자도 아닌 터라 행방을 알기가 쉽지 않는 상황이다.

고위험 성범죄자 9명 행방 묘연

신상정보 등록제는 성범죄로 유죄 판결이 확정된 전과자의 신상정보를 경찰이 관리하는 제도다. 성범죄 전과자의 소재를 파악해 재범을 예방하고 수사에 활용하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특히 아동 대상 성범죄 등 범죄 중대성이 크다고 판단해 신상정보를 공개 및 고지하도록 한 전과자는 올해 7월 기준 4,349명이다. 이들에 대한 관리·감독 주기는 3·6·12개월로 형량에 따라 다르다. 다만 10년 이상 형을 받은 전과자는 3개월마다 주거지를 경찰에 알려야 한다.

경찰청은 매년 200명 안팎의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가 소재 불명 상태가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살고 있지 않은 고시원이나 지인의 집을 주소로 등록해 놓거나, 이사하고도 변경된 주소지를 경찰에 고지하지 않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경찰 관계자는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는 거주지를 옮기면 변경된 주소를 20일 안에 관할 경찰서에 신고해야 하지만 위반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출소자는 등록된 주소에 거주하는지를 확인할 때까지 최소 3개월이 걸리는 터라, 그 사이에 주거지를 옮기면 소재 파악에 난항을 겪기 십상이다.

실제로 검거되지 않은 소재 불명자는 2015년 25명, 2016년 44명, 2017년 60명, 2018년 89명, 2019년 85명, 2020년 115명, 올해 119명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경찰 "소재 불명자 일제 점검"

경찰청은 강윤성 사건을 계기로 지난달 31일 전국 시도청에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 주거지의 실거주 여부를 일제 점검하고, 주거지가 불분명한 이들의 소재를 면밀히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등록된 주소지를 이탈한 고위험군 전과자 9명은 전부 입건해 추적하고 무관용 처분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한 번씩 집중 검거 기간을 운영하는데 올해는 국민 불안감 해소 차원에서 시기를 앞당겨 일제 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손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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