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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은 '유모 국가'"... 시진핑, 인민 생활 전방위 규제로 권력 강화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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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은 '유모 국가'"... 시진핑, 인민 생활 전방위 규제로 권력 강화 노리나

입력
2021.09.02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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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100주년 中 공산당, 인민 사생활에 끼어들어"
'공동 부유' 기치 속 기업 이어 교육·게임도 규제 나서
習, 내년 3선 연임 앞두고 권력 사전 정지 작업 평가

지난달 26일 중국 베이징의 한 골동품 시장 좌판에 시진핑(가운데) 중국 국가주석의 얼굴을 담은 접시가 칼 마르크스(왼쪽 위), 마오쩌둥 전 중국 국가주석 등의 화보 위에 놓여 있다. 베이징=EPA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중국 베이징의 한 골동품 시장 좌판에 시진핑(가운데) 중국 국가주석의 얼굴을 담은 접시가 칼 마르크스(왼쪽 위), 마오쩌둥 전 중국 국가주석 등의 화보 위에 놓여 있다. 베이징=EPA 연합뉴스


창당 100주년을 맞은 중국 공산당이 인민의 생활 전분야를 틀어쥐는 모습이다. 대기업을 규제하고 나선 데 이어 게임과 학교 시험, 사교육까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이른바 ‘공동 부유’ 기치를 주입하고 있다. 사회주의 체제와는 맞지 않는 ‘불평등’ 확산을 차단하겠다는 목적인데 일각에서는 치열한 미중 대결구도 속 시 주석의 권력 강화를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1일 올해 창당 100주년을 맞은 중국 공산당이 수십 년 만에 볼 수 없을 정도로 중국인의 사생활에 끼어들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평하게 부를 나눠야 한다는 시 주석의 ‘공동 부유’라는 기치가 대기업 규제를 시작으로 게임과 학교 시험, 사교육 등 사회 전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이번 주 게임 규제를 발표했다. 앞서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이 게임을 ‘정신적 아편’이라고 표현한 지 수 주일 만으로 18세 미만을 대상으로 월요일에서 목요일까지 온라인 게임을 하는 것을 사실상 중단하고, 금요일과 공휴일에도 저녁 1시간만 게임을 하도록 허용하는 내용이다. 중국 교육 당국은 700억달러(약 80조원) 규모의 교육시장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의 일환으로 사교육 기관의 자본시장 상장 금지를 비롯해 의무교육 과정에 대한 과외 금지 조치 등을 내놓았고, 초·중학생들의 시험 횟수 제한 등 교육 분야에 대한 규제도 잇따랐다.

중국 당국이 올해 들어서 사법기관 간부를 대상으로 한 대량 징계를 했다는 발표도 나왔다. 1일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달 30일 중국 중앙정치법률위원회가 ‘정법대오 교육정돈’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7월 말 현재 법원ㆍ검찰ㆍ교도소ㆍ경찰ㆍ국가안보 분야 간부 약 18만명에 대해 징계 처분을 내렸다는 사실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징계는 공산당 규율과 법 위반이 이유로, 이중 1,985명은 기소됐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 공산당의 이런 규제 조치는 내년 열리는 제20차 전국 공산당중앙위원회에서 3선 연임을 앞둔 시 주석의 사전 정지 작업의 일환으로도 풀이된다. 전례 없는 국가주석 3선 이라는 과업을 앞두고 시진핑 사상 강화를 하고 있다는 의미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의 이런 조치를 ‘유모 국가(Nanny State)’라고 표현했다. 시 주석은 당이 도전받지 않는 정치적 지배력 유지를 관건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시 주석은 당분간 ‘원칙주의’를 고수할 방침임을 확실히 했다. 그는 1일 공산당 중앙당교에서 열린 당교 가을학기 중년ㆍ청년 간부 교육과정 개강식 연설에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 중요한 시기에 들어섰다”며 “환상을 버리고 용감하게 투쟁하며 원칙의 문제에서 조금도 양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에 없던 의지와 자질로 국가주권과 안전, 발전 이익을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원칙의 문제에서 절대로 모호할 수 없고, 물러설 수 없다”며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당과 인민에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며, 심지어 범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신냉전’으로 불릴 만큼 치열한 최근 미중 경쟁 국면에서 대만, 신장, 남중국해 문제 등 이른바 ‘핵심이익’으로 규정한 영역에서 미국의 압박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셈이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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