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선박 수주시장, 중국과 한국이 양분?
중국, 지난 2008년 이후 올해 최대 실적?
한국, 올해 말 역전 가능성...LNG선 수주 90%는 '한국'
'조선강국' 타이틀을 놓고 벌어진 한·중 양국 간 경쟁이 치열하다. 표면적으론 시장점유율에서 중국이 한국보다 근소하게 앞선 상태다. 하지만 기술력이나 생산 효율성 측면에선 한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월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게 사실이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선박 수주량이 7년 만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조선업계의 장기 호황도 점쳐진 가운데 양국 간 접전은 한층 더 달아오를 전망이다.
글로벌 수주량 7년 만에 최대...중국이 1위, 한국이 2위
1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전문분석업체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선박 누적 수주량은 2,402만 CGT(표준선 환산 톤수)로 지난해 같은 기간(824만 CGT) 대비 192%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4년 이후 7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CGT는 선박을 건조하는 일감(수주량)을 나타내는 개념으로, 건조 난이도 계수(C)에 선박의 부피를 의미하는 총톤수(GT)를 곱해서 구한다.
올해 수주 호황세는 전 세계 해상화물 요금의 급등세에 힘입어 잇따라 늘어난 해운사들의 선박 발주에서 비롯됐다. 여기에 배를 임대해 쓰는 용선료가 최근 60%가량 급등한 반면, 배를 새로 만드는 신조 비용은 크게 오르지 않은 것도 조선업계 호황을 불러온 한 원인이다. 중고 선박 가격도 컨테이너선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최근 4배 오르는 등 급등세를 보이면서 신조 발주를 부채질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 수주 추세가 조선업계가 과거 2000년대 중반 호황기에 진입하던 때와 비슷하다”며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등은 이미 올해 목표로 한 연간 수주량을 초과했다”고 전했다.
현재 글로벌 선박 수주 시장에선 선두에 위치한 중국을 한국이 맹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1~7월 중국 조선사들의 글로벌 누적 수주량은 1,348만 CGT(시장점유율 45%)로, 한국 조선사들(1,276만 CGT·43%)을 따돌렸다. 중국 조선업계는 낮은 인건비를 내세워 누적 수주량 기준에서 지난 2008년 이후 가장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다만 최근 3개월(5~7월)간 글로벌 선박 수주량만 집계하면 한국이 1위를 기록, 연말엔 역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중국 조선사들, 기술력 낮은 벌크선 위주...브랜드 인지도에서 한국 높아
장기적인 관점에서 글로벌 조선강국의 타이틀은 결국 한국에서 가져갈 것이란 시각이 적지 않다. 중국 조선업계는 현재 기술력 부족으로 건조를 완료한 선박 유형 중 60% 이상이 석탄이나 시멘트 등을 실어 나르는 벌크선이다. 여기에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조차 건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최근엔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이 강조되면서 고부가가치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발주가 늘어날 게 유력하다. 하지만 중국 조선사들은 이런 시장 수요를 맞추기엔 기술적인 측면에서 어려움이 따르는 게 현실이다. 올해 LNG 선박 글로벌 수주량의 90%를 한국 조선사에서 쓸어간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중국 조선사들의 생산효율성 저하도 문제다. 수주한 선박의 CGT당 필요한 소요인력은 중국이 20~40명으로 한국(10~15명)에 비해 2~3배 높다. 이에 따라 중국의 강점인 낮은 인건비 이점이 점차 약화하고 있다. 또한 선박 부품장비는 전체 선박비용의 40~60%를 차지해 가격경쟁력 면에서 국산화하는 게 중요하다. 선박부품의 국산화 비중이 90%로 높은 한국이 60% 미만인 중국에 비해 잠재성장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조선사들은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이 70% 이상으로 높아 경기 침체 시기에 조선산업이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며 “이런 점들 때문에 한국 조선사들은 중국보다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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