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기세가 여전한 가운데 일일 발생 신규 확진자의 수도권 비중이 다시 증가해 31일 70%를 돌파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비수도권으로 확산세가 이동하며 확진자 중 비수도권 비중이 이달 초 40%를 훌쩍 넘었는데, 휴가철이 끝나가니 다시 수도권 환자가 늘고 있다.
문제는 다음 달 추석연휴에도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명절을 맞아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으로 대이동을 시작하면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비수도권으로 전이될 우려가 높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31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372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주말·휴일 검사 수 감소 영향으로 전날(1,486명)보다 114명 줄어 지난 17일(1,372명) 이후 2주 만에 1,300명대로 떨어졌다.
신규 확진자 중 1,333명은 지역사회에서 나왔다. 서울 452명, 경기 420명, 인천 72명 등 수도권에서만 확진자가 944명(70.8%) 발생했다. 수도권 확진자 비중은 지난 25일부터 이날까지 64.8%→64%→65.9%→68%→63.2%→70.8%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비수도권의 코로나19 확산세는 정체기를 보이고 있다는 게 방역당국의 판단이다. 박향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인구 10만 명당 주간 평균 환자 수를 비교하면 수도권은 4.3명으로 여전히 발생 규모가 크고 4단계 기준 이상인 반면, 비수도권은 유행 규모가 줄어들고 있고 모든 권역에서 환자가 인구 10만 명당 3명 밑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강한 전파력을 감안하면 다음 달 추석 인구 대이동에 따라 수도권의 확산세가 비수도권으로 다시 전파될 가능성이 높다. 고향에 내려갔던 이들이 다시 수도권으로 돌아오면서 전국적으로 확산세가 뚜렷해지는 여름휴가철과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치명률과 위중증 빈도가 높은 고령자의 백신 접종률이 높아진 건 이전과 다른 상황이다. 확산세를 일부 저지할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60대(92.7%), 70대(92.2%), 50대(90.9%)의 1차 접종률은 90%를 넘었고, 80세 이상도 82.3%로 높다. 추석 전인 다음 달 11일까지 60~74세 218만 명이 2차 접종을 마칠 예정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추석 때 인구 이동량이 많으면 여름휴가철처럼 수도권→비수도권→수도권 확산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며 "정부가 추석 때 직계가족만 만날 수 있게 하는 쪽으로 방역 대책을 발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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