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부동산 매수 우위·매매가격 전망지수 역대 최고
금리인상 기대 이하, 전셋값 급등에 '내 집 마련' 나서
정부의 공급 확대 메시지와 강력한 가계 빚 조이기에도 주택시장 매수세와 상승 기대감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오늘 집값은 내일보다 싸다'는 인식에 전세 수급 불안이 더해지면서 집값 상승세가 쉽게 잡히지 않는 양상이다.
발표되는 지수마다 모두 '역대급'
31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월간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주택시장의 '매수우위지수(114.8)'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높았다. 올해 1월 96.6으로 떨어져 6개월 연속 기준선(100)을 밑돌았지만 지난달(101.5)과 이달 오름폭이 커졌다. KB부동산의 매수우위지수는 0~200 범위에서 100을 초과할수록 매수자가 매도자보다 많다는 의미다.
집값 상승 기대감도 최고 수준이다. 이달 주택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지난달 대비 4.7포인트 오른 124.9다. 역시 0~200 범위에서 100을 넘을수록 주택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답한 비중이 크다는 의미인데, 집계가 시작된 2013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결국 집값은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이달 전국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은 1.5%로 2006년 12월(1.86%) 이후 14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중간 수준 소득 가구가 중간 가격대 주택을 사는 데 걸리는 기간(소득 대비 집값 비율·PIR)도 올해 6월 기준 7.1배로 오르면서 처음 7년을 넘겼다.
"금리 인상 영향력 미미… 전셋값 급등 못 견뎌"
이는 정부의 '추격매수 자제' 경고가 먹히지 않은 결과다. 지난달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지금은 추격매수보다 향후 시장 상황에 귀 기울이며 진중하게 결정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사전청약 확대와 금리 인상 방침도 발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정도 조치로는 집값을 잡기에 역부족이라고 시장이 여기고 있다고 분석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바닥을 기던 기준금리가 조금 올라도 집값 하락세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인식이 높다"며 "지금 같은 과잉 유동성·거래 절벽 국면에서는 상승폭이 둔화되는 정도의 영향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간 전셋값이 잡히지 않으면서 '내 집 마련' 열기가 더 커졌다는 해석도 있다. 이달 KB부동산의 전국 전세수급지수(180.1)는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박원갑 위원은 "임대차3법과 입주물량 부족 등으로 급등한 전셋값을 견디지 못한 수요자들이 매매시장으로 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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