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성년자 주당 게임시간 3시간으로 제한"
기존 주당 13시간에서 더 크게 줄어든 셈
중국 내부서도 "옛날 생각에 사로잡힌 규제" 불만
"중국은 어머니가 운영하는 나라인가."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NPPA)이 미성년자 게이머의 온라인 게임 플레이 시간을 주당 3시간으로 제한한다는 규제를 발표하자 나온 서구 쪽 반응이다. 자녀의 교육과 성적에 집착하며 게임 과몰입을 곤란하게 여기는 부모는 서구에서 아시아계 부모를 묘사하는 대표적인 밈(온라인 유행) 중 하나다.
30일 중국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NPPA는 9월부터 미성년자 게이머의 온라인 게임 플레이 시간을 제한하는 규제를 시행한다. 새 규제에 따르면, 18세 미만 게이머는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법정 공휴일에만 오후 8시부터 9시까지 딱 1시간 게임을 할 수 있다. 모두 합쳐도 한 주에 게임을 할 수 있는 시간이 3시간에 불과하단 얘기다.
이는 법률로 정해진 강제 조치는 아니다. 하지만 정부 당국이 텐센트나 넷이즈 같은 중국 게임 회사들이 공안이 제공하는 국민 데이터베이스를 근거로 플레이어를 식별해 미성년자는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시스템 마련을 요청하고 있기 때문에 미성년자 입장에선 사실상 강제 조치에 가깝다.
이미 중국에서는 미성년자 대상으로 평일 하루 1시간 30분, 주말 및 휴일 하루 3시간씩, 주당 최대 13시간 반 동안만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강제 셧다운제'가 실행되고 있는 상태다. 새 규제는 이 게임 가능 시간을 더욱 줄인 셈이다.
"미성년 게임 소비 미미하지만... e스포츠 등 타격"
앞서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서 발간한 '경제참고보'가 3일 '정신적 아편(마약)'으로 수천억 위안 규모의 산업이 성장했다'는 기사를 통해 게임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는 등, '미성년 게임 중독'에 대한 비판 기사를 잇달아 쓰면서 규제는 사실상 예고된 상황이었다.
아시아 게임시장 전문 분석 기업인 니코파트너스의 수석분석가 대니얼 아마드는 미국 CNBC방송과 인터뷰에서 "(중국의) 미성년 게이머는 약 1억1,0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 중 상당수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당장 중국 게임사의 수익성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미 미성년자는 지난 2년 동안 게임 플레이 및 결제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전체 매출에서 미성년 게이머가 차지하는 비중이 이미 매우 작다"는 이유다.
그러나 니코파트너스 자체 보고서를 통해서는 "이번 조치로 미성년자들이 취미 혹은 직업(e스포츠)으로 게임을 시작하는 데 제한을 받을 수 있다"며 "해당 조치가 길어질 경우 미성년기에 게임을 접하지 않은 이들이 성년이 돼서도 복잡한 게임을 즐길지 의문"이라고 단서를 붙였다.
정부 검열이 잦고 정부 지지 코멘트로 뒤덮이기 일쑤인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조차 이번 정책에 대해서는 비판 의견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인터넷 이용자들 가운데 게이머들이 많이 있기 때문. 해당 소식을 전하는 중국 영상 사이트 '빌리빌리'의 댓글란에는 "옛날 생각에 머물러서 규제를 만든다" "중화민국 1912∼1949, (중화인민)공화국 1949∼2021, 청나라 2021∼" 같은 비판성 댓글이 올라왔다가 삭제됐다.
중국의 트위터격인 '웨이보'에서도 "게임이 해가 없다는 게 아니다. 그러나 이런 정책은 사람들을 화나게 만든다" "이런 무자비한 기준을 준수하면 (미성년자 선수가 많은) e스포츠 토양도 무너질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