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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대항마' 리비안, 올해 상장 예정… 차 한 대도 안 팔고 기업가치 93조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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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대항마' 리비안, 올해 상장 예정… 차 한 대도 안 팔고 기업가치 93조 원?

입력
2021.09.0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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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안이 주목받는 세 가지 이유
①미국 프리미엄 전기 픽업트럭 시장 선점
②'물류 공룡' 아마존과의 연계 가능성
③영국에 공장 설립 검토 등 유럽 진출 가시화

미국 미시간주 플리머스의 리비안 본사에 전기 픽업트럭 R1T이 세워져 있다. 플리머스=AP 연합뉴스

미국 미시간주 플리머스의 리비안 본사에 전기 픽업트럭 R1T이 세워져 있다. 플리머스=AP 연합뉴스

기업가치만 최대 800억 달러(약 93조 원)다. 12년 동안 판매 실적이 '제로(0)'인 기업이란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가치다. 현재보단 미래의 잠재성장성을 바라본 평가였기에 세간의 이목이 더 쏠린 이유다. '트럭계의 테슬라'로 알려진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의 얘기다.

1일 전기차 업계와 외신 등 따르면 현재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리비안은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로 상장 신청 서류를 제출했다. 로이터 통신은 리비안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회사가 700억~800억 달러 규모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역시 리비안이 상장할 경우 기업가치를 800억 달러로 내다봤다. 올해 초만 해도 업계에서 분석한 리비안의 기업가치는 약 280억 달러(32조 원)에 그쳤지만, 불과 5개월 만에 3배 가까이 급증한 셈이다.

리비안의 예상 기업가치를 국내 주식시장에 비춰보면 전체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의 약 77조5,000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국내 완성차 업체 1위이자 시총 8위인 현대차(약 45조4,000억 원)보다 2배 이상 높은 가치다. 시가총액이 7,000억 달러(약 812조 원)를 넘어선 테슬라에는 못 미치지만, 기존 완성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의 720억 달러나 포드의 520억 달러보다는 앞선 규모다.

리비안은 2009년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출신 엔지니어인 로버트 RJ 스카린지가 설립한 후 지금까지 단 한 대의 차량도 판매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리비안이 시장에서 이처럼 주목받는 까닭은 무엇일까. 배경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미국 내 픽업트럭 시장의 선점 가능성이다. 미국에서 픽업트럭은 연간 300만대가 판매되는 인기 차종이다. 특히 기존 내연기관 픽업트럭을 제조하는 완성차 회사들은 전기차 전환보다는 내연기관 생산·판매에 당분간 더 치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리비안 전기 픽업트럭이 GMC 허머 전기 픽업트럭이나 포드의 F-150 라이트닝 등 경쟁사의 전기 픽업트럭의 판매량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피치복의 아사드 후세인 애널리스트는 "리비안이 상대적으로 미개척 분야인 프리미엄 전기 트럭 시장에 집중해온 만큼 빠르게 시장의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든든한 지원군으로 아마존을 두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리비안은 아마존과 포드 등으로부터 105억 달러(약 12조 원)를 투자받았다. 특히 아마존과는 전기 밴 10만 대에 대한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리비안은 내년에 아마존에 상품 배송용 밴 1만 대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계약 물량을 모두 인도할 계획이다. 리비안의 전기차 자율주행 기술과 아마존의 물류 네트워크가 결합할 경우, 리비안의 성장 잠재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시장 진출에 유리한 부분도 고무적이다. 미국에서도 신규 공장 설립을 위해 텍사스 포트워스시와 투자 협의를 진행 중인 리비안은 유럽 시장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리비안은 네덜란드와 독일 등에서 채용을 진행하는 가운데 영국에 전기차 생산 공장을 세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또 유럽에서는 주력 모델인 전기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아닌 소형차를 생산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스카린지 리비안 최고경영자(CEO)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장기적으로 유럽과 중국 시장을 고려하지 않았다면, 자동차 회사를 설립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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