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사퇴 처리하자"는 김두관..."민주당 부동산 기득권도 뿌리 뽑자"

민주당 내 사퇴안 처리 반대 목소리 나오는 상황
김두관 대선예비후보는 '원칙론' 앞세워 압박?
"부동산 문제 당리당략으로 보면 대선 필패"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대선 후보가 27일 대전 유성구 도룡동 대전MBC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준비를 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 정세균, 김두관 후보는 코로나19 자가격리로 화상으로 진행했다. 대전=뉴스1

"윤희숙 의원의 의원직 사퇴 동의안 당장 처리해야 한다. 민주당 부동산 기득권도 이번 기회에 완전히 뿌리 뽑고 제거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김두관 의원이 부친의 세종시 땅 투기 의혹이 제기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의 의원직 사퇴안 처리 방향을 놓고 민주당이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자 '원칙론'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서 부동산 투기 문제가 불거진 의원들 역시 의원직 사퇴도 감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동산 투기 문제에 있어선 여야 가릴 것 없이 발본색원해야 한다는 취지다.

의원직과 대선 예비후보 사퇴를 선언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근 윤 의원에 대한 발언들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스1

김 의원은 3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의원의 의원직 사퇴안은) 당연히 처리해야 된다. 민주당도 그렇게 정리를 하는 게 맞다"고 사퇴안 처리를 촉구했다.

그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서 "이것 저것 계산하면 안 된다. 윤희숙 의원이 부친의 부동산투기를 사실상 시인하고 사퇴 의사를 밝힌 이상 신속하게 수리해야 한다"며 "반대하는 세력은 투기공화국의 단물을 빨아먹는 지배 엘리트로 간주하겠다"고 압박했다.

민주당에선 윤 의원의 사퇴안 처리에 부정적 기류가 강하다. 이용빈 대변인은 논평에서 "(의원)직 사퇴 발표가 희화화되는 게 싫다면 탈당을 먼저 하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의원직은 국민이 권한을 준 것인데 의혹만 갖고 (사퇴안을)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하기에는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내로남불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야당에 앞서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에서 부동산 투기 및 불법 의혹이 불거져 한바탕 혼란을 겪었던 데다 민주당 의원 12명 모두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국수본에서 문제없다는 분들까지 무슨 문제가 있겠느냐"

송영길 (왼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권익위가 조사를 의뢰해서 국가수사본부에서 문제없다고 된 분들이 무슨 문제가 있겠느냐"고 한 발 빼면서도 "우리 당내에 엄호해야 될 의원들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부동산 문제를 당리당략이나 정파의 이익으로 바라보면 대선 패배가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이번에 앞뒤 재지 말고, 또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우리 캠프에 윤희숙 의원 같은 의원이 몇 명인지 세지 말고, 무조건 (윤 의원의) 의원직 사퇴안을 처리해야 한다"며 "여당에도 부동산 기득권들이 있지 않느냐. 이번 기회에 완전히 뿌리 뽑고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이 무혐의가 나올 경우 자신을 비난한 여당 의원들이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선 "본인 문제는 조사를 받으면 문제가 없는 것이고 자기 정리를 하면 되는 것이지, 자기를 합리적으로 의심하고 비판하는 상대들을 그렇게 정리하시냐"며 "바른 정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