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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구건조증·원추 각막 생기지 않으려면… 시력교정술, 어떤 게 좋을까?

입력
2021.08.29 21:59
수정
2021.08.29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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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가 쓰는 건강 칼럼] 정태영 삼성서울병원 안과 교수

시력교정술을 받으려는 한 여성이 수술을 하기에 앞서 눈 검진을 받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시력교정술을 받으려는 한 여성이 수술을 하기에 앞서 눈 검진을 받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고도 근시 등으로 시력교정술을 받으려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수술하려고 해도 어떤 수술법과 어떤 병원과 의사를 택할지 등 고민이 많아진다. 게다가 시력교정술을 받은 뒤 부작용에 시달린다는 얘기도 적지 않게 들려 수술을 망설이게 된다.

시력교정술에 관심이 있다면 단연 라식과 라섹을 많이 고려한다. 라식과 라섹은 어떻게 다를까.

라식은 근시와 난시를 교정하기 위해 각막 중간층을 깎아내는 획기적인 시력교정술이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시술되는 만큼 안전성ㆍ효과ㆍ수술 후 경과 예측도 등도 단연 가장 높다. 라식은 각막 상피를 다치지 않으므로 통증이 없고 시력 회복이 빠르다. 각막 혼탁이나 근시가 재발될 가능성이 적다.

하지만 라식은 각막의 기계적 안정성을 저해하는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각막 표면 수술이 관심을 받게 됐고 그 흐름에 맞추어 발전한 것이 라섹 수술이다.

라섹은 수술 후 며칠 이상의 회복 기간이 필요하며 시력 회복이 더디고 그만큼 불편하다. 하지만 외상 등 부작용이 없다. 최근에는 각막 상피 절편을 덮지 않는 방법을 사용해 빠르게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

시력교정술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부작용 때문일 것이다. 일부에서 정밀 검사도 하지 않고 시력교정술을 시행해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시력교정술을 시행하면 생길 수 있는 부작용으로는 안구건조증이 가장 흔하고, 염증, 시력 저하, 눈부심, 각막확장증(원추 각막) 등도 생길 수 있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부족하거나, 눈물 층 이상으로 눈이 불편해지는 증상이다. 안구건조증이 시력교정술 후 시력 등에 영향을 미치며, 근시ㆍ난시 재발률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이를 적극적으로 치료하려고 애쓰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시력교정술 전에 인공눈물과 안구건조증 치료제인 사이클로스포린 안약을 점안하고 상태에 따라 수술 후 3~6개월 정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수술 전 이미 심한 안구건조증으로 고생했다면 수술 후 안구건조증 치료 기간이 훨씬 길어질 수 있고 합병증이 생길 위험도 있어 수술 전에 충분히 상담해야 한다.

시력교정술의 가장 심각한 부작용인 각막확장증(원추 각막·圓錐 角膜ㆍconical cornea)은 라식 수술을 하면 발생 가능성이 커지는 부작용이다. 각막확장증은 각막이 비정상적으로 얇아지면서 돌출돼 부정 난시가 발생하는데, 돌출된 각막이 종(鐘) 모양과 비슷해 원추 각막이라고 한다.

라식 수술은 라섹에 비해 각막 깊숙이 수술하기에 기계적인 외상에 취약하다. 각막 두께가 얇다면 높은 도수의 수술 시 기계적 약화는 더 심해지고 원추 각막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진다.

최근 ‘잠재 원추 각막' 환자를 수술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수술 전 정밀 검사로 잠재 원추 각막 여부를 확인하고, 수술 후 예상되는 각막 두께를 안전선 이내로 남긴다. 그러면 원추 각막을 대부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각막확장증을 예방하기 위해 각막 강도를 높일 수 있는 자외선 치료를 병행하는 라식-엑스트라 방법이 나왔다. 각막 절편을 만들지 않고 주머니를 만들어 각막 약화를 줄이고 각막의 실질 부분을 디스크 형태로 제거하는 스마일(SMILEㆍSmall Incision Lenticule Extraction) 라식도 시행되고 있다.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다면 이젠 내게 맞는 시력교정술을 택하는 일만 남았다. 수술은 의사의 의학적 견해와 수술받으려는 사람의 사회적 입장을 고려해 판단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의사는 시력교정술을 위해 근시 도수, 각막 두께나 크기 등 각막 상태, 건조증 유무, 눈 크기 등 의학적 판단 요인으로 고려한다. 고도 근시라면 근시 재발이나 각막 혼탁 가능성을 고려해 라식 수술을 시행하면 장점이 부각될 수 있다.

하지만 각막 두께가 얇거나 주변 혈관이 자랐다면 수술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라섹을 선호한다. 안구건조증이 심해도 수술 후 안구건조증 악화를 고려해 라섹이 더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 수술하려는 사람은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 직업이 가장 우선적인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신체 접촉을 많이 하는 운동선수, 군인 등이라면 장기적으로 외상에 대한 안전성이 약한 라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각종 레저스포츠 등을 즐기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다만 라섹 수술을 하면 통증이 생긴다. 평소 통증에 매우 민감한 사람이라면 수술법 결정에 참고하는 것이 좋다. 또한 라섹은 라식보다 시력 회복 속도가 느리며 수술 후 1~2주 동안은 근거리 시력이 불충분할 때가 많으므로 미세한 근거리 시력을 요구하는 직업을 가졌는데 업무에 빨리 복귀하려면 라식이 바람직하다.

시력교정술을 하려고 병원 선택을 고민하는 이가 많은데 종합병원과 개인병원 차이는 크게 없다. 하지만 수술하는 의사의 지식과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수술 전 담당 의사와 충분히 상담하고, 개인 특성을 고려한 사전 검사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태영 삼성서울병원 안과 교수

정태영 삼성서울병원 안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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