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 9월 경기전망지수 소폭 상승에도
내수 중심 서비스업 악화일로?
공실 늘어 임대업자 타격… 부동산 거래도 '뚝'
고3에만 의존하는 미술 입시학원, 수입 80% 줄어
"건물주가 '주님'으로 불리던 시대는 저물었다고 봐야죠."
서울 영등포구에서 부동산중개소를 운영 중인 A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2년 가까이 장기화하면서 상가 건물의 공실이 늘어난 채로 줄지 않고 있다"며 "월세 수입으로 생활하던 생계형 임대 사업자들은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업자뿐만 아니다.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부동산중개업자들도 한숨을 내쉬긴 마찬가지다. A씨는 "요새 주택 거래량이 뚝 떨어져 한 건 거래하기도 힘들다"며 "부동산을 찾아 매물을 둘러보고도, 은행에서 대출 상담을 받은 뒤 거래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심심찮게 나온다"고 전했다.
서울 강남에서 미술 입시학원을 운영하는 B씨도 코로나19 여파로 힘든 2년째를 보내고 있다. B씨는 "작년에는 신규생이 한 명도 없었다"며 "올해는 그나마 등록을 하는 학생이 있지만, 예년의 20%도 채 안 된다"고 하소연했다. 코로나19 이전에 비하면 수입은 80%가량 줄었다. B씨는 "공부를 배우는 학원과 달리, 예체능 입시학원은 1, 2학년들이 안 나오는 경우가 많아 수강생 감소폭이 크다"며 "홍대나 인천 등은 강남에 비해서 훨씬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 여파에 중소기업계의 제조업과 비제조업 간 업종별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다만, 경기전망에선 제조업보단 비제조업 분야에서 더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3,15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9월 중소기업경지전망지수(SBHI)가 78로 지난달 73.6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4개월 만의 반등이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83.1, 비제조업이 75.3으로 전월 대비 각각 2.5, 5.3포인트 상승했다. SBHI가 100 이상이면 긍정적으로 응답한 업체가 많다는 뜻이다.
얼핏 보기엔 비제조업의 상승폭이 제조업보다 큰 것처럼 보이지만, 최근 3년간 동월 지수를 비교해 보면 비제조업의 상황이 훨씬 나빴다. 제조업은 원자재를 제외한 생산, 내수판매, 수출, 영업이익, 자금사정, 설비, 재고, 고용 등 모든 지표에서 최근 3년 평균을 웃돈 반면, 비제조업은 자금사정을 제외한 전 부문에서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비제조업 분야인 도매 및 소매업의 추석 명절 특수 기대감이 착시 효과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풀이된다. 도·소매업 경기전망은 지난달 67.4에서 이달 75.8로 크게 상승했다. 하지만 교육서비스업은 72.6에서 59.8로, 부동산업 및 임대업은 74.9에서 67.7로 급감했다. 교육서비스업의 경기전망지수 하락폭은 전체 조사 대상 업종 중 가장 컸다. 숙박 및 음식점업은 소폭 상승(44→47.9)했지만 여전히 기준치인 100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한편 제조업은 의료용물질 및 의약품(107.5), 식료품(100.3)이 100을 상회했고, 음료(96.4), 광학기기 및 시계(92.8), 전자부품 및 통신장비(92) 등의 업종이 90을 넘어섰다. 비제조업은 90 이상 업종이 한 곳도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 내에서도 업종과 규모에 따라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며 "내수 중심 서비스 업종의 소기업이 경기 둔화에 가장 취약한 만큼 이들이 고사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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