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 제약산업 전반 주춤했지만
세계 첫 비만치료제 삭센다 등 매출 키워
집콕으로 체중이 불어난 '확찐자'가 늘면서 비만치료제 시장도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제약업계 성장이 전반적으로 주춤하지만 "살 빼는 주사"로 입소문을 탄 '삭센다' 등 비만치료제는 매출을 쑥쑥 키우는 중이다.
29일 금융감독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노보노디스크제약은 삭센다 출시 1년 만인 2019년 매출 1,650억 원을 올렸고, 지난해에는 이보다 50억 원 늘어난 1,700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는 노보노디스크제약 매출 증가에 삭센다 열풍이 상당 부분 기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2분기에도 삭센다는 100억 원어치가 팔리며 국내 비만치료제 매출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지난해 동기(93억 원)보다 약 7% 증가한 매출이다.
공식 집계는 없지만 삭센다와 정제(알약) ‘큐시미아’ 등 선두그룹 의약품으로만 어림잡아도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2,000억 원대로 추산된다. 2016년 연간 500억 원 규모에서 약 4배 성장한 셈이다.
당뇨약을 용량·용법 달리해 비만치료제로
삭센다는 원래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Novo Nordisk)가 당뇨약으로 개발한 의약품이다. 식욕 억제와 그에 따른 체중 감소 효과가 있어 비만치료제로 재탄생했다. 허가받은 세계 최초의 비만치료제다.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처방되는 '빅토자'(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와 성분은 동일하지만 용법과 용량을 다르게 투여해 식욕 억제 효과와 체중 감소를 유도한다.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정제(알약)와 달리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한다. 또 인체의 글루카곤유사펩티드(GLP-1)와 동일한 기전으로 작용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2018년 국내 출시 이후 높은 매출을 이어오고 있다.
노보노디스크는 제1·2형 당뇨와 비만, 혈우병, 발달장애 치료제 등 5가지 중증 만성질환 치료제를 생산하는 글로벌 제약사다. 세계 인슐린 공급량의 절반을 책임진다. 국내에는 1994년 노보노디스크제약을 설립했다.
‘비만=질병’ 인식 커지며 시장 규모 커질 전망
최근 젊은층에서도 대사질환자가 증가세라 비만치료제 및 식욕억제제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비만치료제를 취급하는 한 제약사 관계자는 "비만으로 인한 질병 예방의 중요성은 물론이고 비만을 곧 질병으로 보는 사회적 인식이 강해지고 있어 향후 특허가 만료되는 의약품의 복제약(제네릭)이 더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제약사들도 비만치료제를 새 먹거리로 보고 경구용 인슐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구용 인슐린을 개발 중인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비임상 단계에서 유의미한 효과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비만의 근본적 치료를 의약품에 의존해서는 안 되고 주사 또는 의약품과 운동, 식이요법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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