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예배 강행' 사랑제일교회 폐쇄 유지… 법원, 집행정지 신청 기각

5주째 대면예배 강행해 2차례 운영중단
“교회 폐쇄는 기본권 침해다” 주장했지만
법원 “대면접촉 최소화 교회도 예외 아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등 공판 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방역 지침을 어기고 5주 연속 대면예배를 강행한 사랑제일교회를 상대로 서울 성북구청이 내린 시설 폐쇄 조치에 대해 교회 측이 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폐쇄에 따라 교회가 입는 불이익보다 방역 수칙 준수가 더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이상훈)는 26일 사랑제일교회 측이 성북구청을 상대로 제기한 시설 폐쇄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집행정지란 행정청 처분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을 우려가 있을 때 효력을 일단 멈추게 하는 조치다.

전광훈 목사가 담임목사로 있는 사랑제일교회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로 대면예배가 금지된 지난달 18일 대면예배를 강행, 10일간의 '1차 운영 중단 명령'을 받았다. 그런데 이후에도 교회가 5주 연속(7월 18일~8월 15일) 대면예배를 이어가자, 성북구청은 20일 0시부터 별도 조치가 있을 때까지 시설을 폐쇄하는 ‘2차 운영 중단 명령’을 내렸다.

사랑제일교회는 성북구청을 상대로 “시설 폐쇄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본안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사랑제일교회 측은 전날 열린 법원 심문 기일에서 “대면예배를 통한 감염은 없었다는 게 질병관리청의 공식 결론이며, 시설 폐쇄는 기본권의 중대한 침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교회 폐쇄로 인한 불이익보다는 방역 수칙 준수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지지만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하고 불가피한 경우 제한할 수 있다”면서 “최근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2,000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사회 전 영역에서 대면접촉 최소화가 불가피하며 이는 교회라고 예외일 순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방역지침에 반하면서까지 대면예배를 강행했으면서도, 정작 방역지침 준수 여부 등을 점검하기 위해 교회에 방문한 공무원들의 출입을 막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행위가 종교적 신념에서 비롯됐다 하더라도, 경제 손실과 심리적 불편함을 감수하며 성실하게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대다수 국민에게 불안감과 실망감을 안긴 것”이라 질타했다.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은 시설 폐쇄 이후 첫 일요일인 지난 22일 광화문 광장 부근 등 서울 도심 곳곳에서 800여 명 규모로 야외 예배를 진행했다. 전광훈 목사는 실내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설교를 하고, 교인들은 각자 유튜브로 시청하는 방식이었다. 교회 측은 예배 전날 광화문 일대를 예배 장소로 공지하고 신도들의 참여를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