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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식단 변화'가 있다고요?

입력
2021.08.3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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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갈수록 환경에 대한 관심은 커지지만 정작 관련 이슈와 제도, 개념은 제대로 알기 어려우셨죠? 에코백(Eco-Back)은 데일리 뉴스에서 꼼꼼하게 다뤄지지 않았던 환경 뒷얘기를 쉽고 재미있게 푸는 코너입니다.


'2050 탄소중립'을 위해선 석탄화력발전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비율을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일상 식단까지도 바꿔야 한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육식파들에게는 아쉬운 얘기일지 몰라도 탄소중립 시대에 채식은 더는 남의 일이 아닙니다.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모두가 조금씩이나마 일상에서 채식을 실천해야 하죠.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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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도대체 얼마나 먹길래?

전 세계 육류 소비는 실로 엄청납니다. 1970년 약 1억 톤에서 2000년 2억3,200만 톤, 2018년 3억4,100만 톤으로 빠르게 늘었죠. 이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50년 세계 육류 소비량이 4억5,500만 톤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우리나라 육류 소비량도 비슷한 추세를 보입니다. 한우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육류 소비량은 1970년 5.2㎏에서 2000년 31.9㎏으로 늘었습니다. 30년 만에 약 6배 증가한 겁니다. 지난해에는 54.3㎏에 달해 주식인 쌀 소비량(57.7㎏)에 근접했는데요. 연구소는 내년 육류 소비량이 쌀 소비량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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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류 소비, 뭐가 문제일까

이쯤 되면 도대체 육류 소비가 탄소중립과 무슨 관계인지 궁금해지는데요.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보고서에 따르면 가축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양은 전 세계 배출량의 18%를 차지합니다. 자동차, 비행기 등 교통수단이 내뿜는 배출량(13.5%)보다 많습니다. 게다가 소처럼 되새김질을 하는 동물들은 이산화탄소보다 20배 강력한 온실효과를 발휘하는 메탄가스를 대량 방출하죠.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2019년 '기후변화와 토지 특별 보고서'에서 소를 세계 축산업 온실가스 배출의 주요 원인이라 지목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가축을 사육하는 데에 세계 물 소비량의 30%, 곡식의 50%가 쓰입니다. 또 가축을 방목하고, 가축에게 먹일 작물을 기르기 위해 땅 표면의 45%를 쓰는데, 이 때문에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는 서식지가 파괴돼 이미 수많은 생물이 멸종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브라질 아마존 파괴의 91%가 축산업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실제 햄버거 패티 한 장을 생산할 때마다 약 5㎡의 열대우림이 사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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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라도 줄여보자"... 세계 곳곳 '육식 자제' 움직임

2050 탄소중립 목표가 생긴 만큼 세계 각국은 육류 섭취 자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지난 5월 통과시킨 기후법에 공립학교에서 일주일에 한 번 '고기 없는 날'을 운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정부기관과 대학 등 국가가 운영하는 식당에서도 매일 한 가지 이상의 채식 메뉴를 제공하도록 했죠. 영국도 6월에 육식 자제 권고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발표된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에 이 같은 방안이 언급됐습니다. 탄소중립위원회(탄중위)는 시나리오에서 배양육, 식물 성분 고기, 곤충 원료 등 대체가공식품 기술을 개발하고 이용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식단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마디로 콩고기 같은 대체 단백질 제품을 통해 육류 소비를 줄이자는 취지죠. 시나리오 초안의 세부 산출 근거 자료에서는 아예 식생활 개선 노력을 통한 육류 소비 감소로 가축 사육 두수를 20%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채식, 얼마나 효과 있을까

그렇다면 이런 노력은 과연 어느 정도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까요. FAO는 보고서에서 2005년 기준 식품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양이 7.6기가 톤(1기가 톤=10억 톤)인데, 육류 섭취를 계속 늘릴 경우 2050년에는 11.4기가 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베지테리언 식사를 하면 2050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4.2기가 톤으로 줄고, 비건 식사로 할 경우 3.4기가 톤까지 줄일 수 있다고 봤죠. 이때 베지테리언식은 고기만 먹지 않는 것, 비건식은 고기뿐 아니라 계란, 우유 등 고기에서 생성되는 모든 식품을 먹지 않는 걸 뜻합니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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