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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민원 1천건'으로 차지한 1등... 병무청의 한심한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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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민원 1천건'으로 차지한 1등... 병무청의 한심한 비결

입력
2021.08.26 17:00
수정
2021.08.26 17:2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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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2018년 1000건 이상 '셀프 민원'?
답변 후 '매우 만족'으로 평가해 점수 올려?
감사원, 실적 압박한 실무자 정직 등 징계

감사원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감사원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병적증명서 발급 대상과 기준이 궁금합니다."

2018년 9월 국민신문고 민원게시판에 접수된 병무청 관련 문의 내용이다. 즉각 답변이 올라왔고, 이에 흡족했는지 민원인은 가장 높은 점수인 '매우 만족'을 체크했다. 그러나 알고 보니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점수를 매긴 사람은 한 지방병무청의 민원관리 업무 실무자인 A씨였다.

문제는 A씨가 특이 사례가 아니라는 점이다. 26일 감사원이 공개한 '국민신문고 민원 만족도 평가 운영 실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7~2018년 병무청이 처리한 국민신문고 민원 8,622건 중 최소 1,000건이 직원 본인이나 지인 명의로 제출한 것이었다. 그 결과 병무청은 2017년부터 2년 연속 국민신문고 민원서비스 종합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고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직원들에게 셀프 민원을 할당해 점수를 끌어올리는 왜곡이 없었다면, 20118년 병무청의 종합평가 순위는 11위 이하에 해당한다는 게 감사원 측의 설명이다.

직원들은 불만을 토로했지만 병무청의 셀프 민원 압박은 계속됐다. 서울지방병무청은 직원들에게 2017~2018년 737건의 민원을 제출토록 해 민원 만족도 점수를 2년간 각각 10점 이상 끌어올렸다. 경기북부병무지청은 2018년 민원 만족도 점수를 87.2점으로 설정하고 직원들에게 70건 이상의 셀프 민원을 내도록 했다. 당시 병무청 내부 게시판에는 "하위직들의 피와 살을 갈아서 받은 1위", "민원인에게 '매우 만족'을 달라고 빌어야 한다" 등의 성토가 빗발쳤다.

감사원은 병무청장에게 셀프 민원임을 알고도 방치한 민원처리 관리업무 총괄담당자와 실무자 등 2명을 정직 처분하라고 통보했다. 직원들을 압박한 퇴직자 1명에 대해선 인사혁신처에 통보해 공직후보자 등 관리에 활용하도록 했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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