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소민이 현실성 가득한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공감대를 자아냈다. 자극적인 드라마들이 줄을 잇는 가운데 정소민의 잔잔한 이야기는 보는 이들에게 쉼표이자 안식처가 됐다.
최근 종영한 JTBC '월간 집'은 '내 집 마련'이란 현실적인 소재로 코믹, 드라마, 멜로, 패러디까지 다양한 장르를 아울렀다. 극 중 정소민은 10년 차 에디터 나영원으로 분해 공감도를 높이는 연기로 호평 받았다. 기본적인 부동산 지식조차 없던 캐릭터의 내 집 마련 성장기는 정소민의 진솔한 매력과 어우러져 많은 이들의 응원과 지지를 받았다. 또 두근거리는 설렘부터 가슴 아픈 이별의 눈물까지 섬세한 감정선으로 그려 극을 더욱 탄탄하게 만들었다는 평을 이끌어냈다.
시청률 수치보다는 시청자 만족감 중시
8주간의 긴 여정이 끝난 소감에 대해 정소민은 "아직은 잘 실감이 안 난다. 여태껏 만났던 작품 중 촬영기간이 가장 길었다. 어느 순간 정말 잡지사에 출근하듯이 세트장으로 가는 저를 발견했다. 세트장에 가면 늘 같은 곳에 제 자리가 있고, 주위에는 좋은 동료들이 있었는데 처음 경험하는 소속감이었다. 그만큼 동료들과 정도 많이 들었다"면서 "여러모로 힘든 시기에 '월간 집'을 사랑해 주고, 아껴준 시청자분들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저 역시 마음이 따뜻해지고 정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청자 반응 등을 찾아보는 편이라는 정소민은 "'현실적이라 공감이 간다', '좋고 신선하다'는 반응들이 기억에 남는다"면서 "성적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평소 시청률에 대해 크게 연연해하지는 않는 편이다. 수치보다는 시청자들에게 만족감을 드리는 게 더 소중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고 여운을 되새겼다.
정소민은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 '하늘에서 내리는 1억 개의 별', 영화 '기방도령' 등을 거쳐 '월간집'까지 마무리했다. 10년 차 에디터 나영원은 그간 했던 연기 톤과 어떻게 다를까.
이에 정소민은 "워낙에 현실적인 톤의 작품이다 보니, 다른 때보다 더 평소 저의 모습을 많이 관찰해서 반영했다. 더 리얼한 리액션이라거나 목소리 톤으로 연기하려 했다. 어떤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목표를 두었다기보다 캐릭터를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고 잘 구현해내는 데 중점을 뒀다. 그래야 시청자분들께도 더 긍정적으로 전달이 될 것 같았다. 다행히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만족스러운 마음을 전했다.
특히 캐릭터에 유독 공감하게 됐다는 정소민이다. 영원과 정소민은 10년 동안 한 분야에서 꾸준히 일했다는 공통점을 가지며 같은 고민으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번 작품에서 캐릭터 싱크로율이 더욱 높을 수 있었던 대목이다.
김지석, 매력적이고 늘 배려 많은 상대 배우
실제로 가족 같은 훈훈한 촬영장 분위기는 배우들 간 좋은 시너지를 냈다. 정소민은 "모든 배우들과의 호흡과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아직도 단체 대화방에서 서로 연락하고 지낸다. 그 정도로 서로가 서로에게 너무나 편안했고, 또 촬영 당시에 유쾌하고 즐거웠던 감정들이 극 안에서도 고스란히 잘 녹아들었다. 촬영 때에도 웃음을 참기가 힘들었는데, 방송을 보면서도 그런 장면들은 다 웃기더라. 안창환이 나오는 신도 다 너무 재밌어서 한 장면을 꼽기가 어려울 정도"라면서 우애를 밝혔다.
상대 역인 김지석과 로맨스 호흡에 대해선 "극중 자성(김지석)은 나와 전혀 달라서 매력적인 사람, 일적으로 리스펙하고 남들에게는 잘 들키려 하지 않는 마음 한 켠의 따뜻함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이 부분을 김지석만의 매력으로 정말 잘 담아내서 멋졌다. 또 현장에서도 늘 배려가 배여있는 사람이라 고마웠다. 정말 호흡이 잘 맞았다"고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작품의 소재인 '집'. 정소민에게 집은 어떤 존재이며 어떤 의미일까. 정소민은 "지친 몸과 마음을 충전할 수 있는 곳이자 나만의 공기와 취향이 배인 나만의 공간"이라면서 집에 대한 철학을 덧붙였다.
어느덧 정소민은 올해로 11년차 연기자가 됐다. 데뷔 당시를 떠올렸을 때 변하지 않은 것과 가장 달라진 점을 묻자 "여전히 연기는 어렵다. 아마 평생 변하지 않을 것 같다. 달라진 점은 예전엔 현장에 가면 스태프들과 동료 배우들이 다 선배들이었는데 이제는 저보다 어린 분들이 점점 더 많아지더라"면서도 "더 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다. 연차와는 무관하게 같이 고생한 많은 분들을 생각하면 무게감과 책임감이 늘 따른다"고 주연으로서의 책임감을 언급했다.
최근의 정소민은 예능부터 라디오 DJ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활약을 선보였다. 이를 두고 정소민은 "제가 꿈꾸는 일탈이란 거창한 게 아니라 소소한 일상에서 오는 것이다. 저의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찬찬히 생각해 보려 한다. 연기적으로는 여전히 해보고 싶은 게 많다. 많은 배우들이 느끼시겠지만, 연기에는 정답도 없고 끝도 없다. 제게 더 많은 선택지를 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가 꼽은 자신의 강점은 고민과 성장하는 자세다. 지금에 머무르지 않고 좀 더 성장하고 한 발 더 나아가기 위해 늘 고민한다. 고민은 정소민에게 더 움직일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앞으로의 목표는 그리 거창하지 않다. 배우로서, 사람 정소민으로서 '잘 지내는 것'이다.
"한 곳에 안주하거나 만족하지 않고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그런 마음이 여러 색의 저를 만들어 줄 거라 믿어요. 이제껏 해왔던 작품들을 생각하면 이제는 정말 애틋하고 고마워요. 그 모든게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준 거잖아요. 그런 생각을 하면 왠지 아련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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