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AI가 쓴 장편소설,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AI가 쓴 장편소설,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입력
2021.08.25 17:38
0 0

국내 최초 AI가 쓴 장편소설 '지금부터의 세계' 출간

국내 최초로 AI가 쓴 장편소설 '지금부터의 세계'를 기획한 김태연씨가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디어라이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최초로 AI가 쓴 장편소설 '지금부터의 세계'를 기획한 김태연씨가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디어라이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AI)이 쓴 장편소설이라고 내세운 책이 출간됐다.

파람북 출판사는 25일 국내 최초 AI 장편소설인 ‘지금부터의 세계’ 출간 기념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국내에서 AI가 쓴 소설이 단행본으로 출간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지금부터의 세계' 기획자이자 개발자인 김태연씨가 AI소설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으로 이뤄진 이번 간담회에는 ‘낯선’ 소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칠판까지 등장했다. AI가 쓰는 소설을 '감독'했다는 뜻에서 본인을 '소설 감독'이라고 소개한 김씨는 “나 스스로 반복노동을 싫어해서, 소설가는 구상만 하고 단순작업은 AI한테 맡겨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한 기획”이라고 말했다.

AI의 소설 창작은 이미 도래한 일이다. 2016년 일본에서는 AI가 쓴 SF 단편소설이 문학상 심사를 통과했고, 같은 해 미국에서는 AI가 9분짜리 SF단편영화의 시나리오를 쓰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2018년 KT가 ‘인공지능소설공모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출판사는 그러나 “앞서 알려진 AI소설은 대부분 초단편에 불과했다”며 “‘지금부터의 세계’는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한 AI소설”이라고 강조했다.

AI 소설 창작은 AI가 기존 작품에서 수많은 문장을 학습하도록 한 뒤, 배경이나 인물 등 소설의 뼈대와 도입 문장을 인간이 설정하면 AI가 이를 이어서 써 나가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지금부터의 세계’ 역시 김씨가 주제와 소재, 배경과 캐릭터 설정, 자료 조사 등을 도맡았고 ‘비람풍’이 이후의 집필을 맡았다. 소설의 내용은 다섯 명의 주인공이 각자의 자리에서 존재의 비밀을 탐구한다는 이야기다.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디어라이프에서 인공지능(AI)이 쓴 장편소설 '지금부터의 세계' 출간 기자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디어라이프에서 인공지능(AI)이 쓴 장편소설 '지금부터의 세계' 출간 기자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김씨는 AI 스타트업 ‘다품다’ 대표로서 해당 프로젝트 전체를 기획했다. 연세대에서 신소재공학을 전공했고 한국개발연구원(KDI)에 근무한 이력이 있으며 ‘기형도를 잃고 나는 쓰네’, ‘이로써 영원히 계속 되리’등의 소설을 쓴 작가이기도 하다. 김씨는 “2015년 AI소설 스타트업 ‘다품다’를 출범했으며 이후 자연어처리(NLP)스타트업 ‘나매쓰’와 협업하며 기술적 진보를 거듭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창작에 사용된 기술에 대해서는 “영업 비밀”이라며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를 꺼렸다. ‘함수적 최적화’라는, 직접 개발한 새로운 원리를 적용하긴 했으나 프로그램의 설계원리인 소스코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자문을 받았다는 서울대 수학과 교수들의 실명이나 투자 금액에 대해서도 함구했다.

김씨는 “AI작가는 아직까진 ‘대필 작가’에 가깝지만, 놀라운 것은 대필작가의 수준이 때로는 의뢰인을 아연실색하게 할 정도”라며 “AI가 복잡한 소설을 구상할 능력 자체는 없지만, 복잡성을 구현하기 위한 세부 작업의 번거로움을 혁신적으로 줄여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소범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