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저축은행·보험사 이어 카뱅까지'… 대출절벽, 금융권 전반 확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저축은행·보험사 이어 카뱅까지'… 대출절벽, 금융권 전반 확산

입력
2021.08.24 17:30
6면
0 0

당국 압박에 보험사와 저축은행도 대출 관리 모드
다른 기준 적용받았던 카카오뱅크도 '주의' 받아
소비자 불안 커지고 있지만...당국 "효과 크지 않다" 주장

24일 오후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본점에 가계대출 한시적 신규 취급 중단 안내문이 붙어 있다. 농협은행은 이날부터 11월 30일까지 전세대출, 비대면 담보대출, 단체승인 대출(아파트 집단대출) 등의 신규 신청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뉴시스

24일 오후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본점에 가계대출 한시적 신규 취급 중단 안내문이 붙어 있다. 농협은행은 이날부터 11월 30일까지 전세대출, 비대면 담보대출, 단체승인 대출(아파트 집단대출) 등의 신규 신청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뉴시스

가계대출 증가세를 잡기 위한 금융당국의 전방위 압박이 시중은행에서 2금융권과 인터넷은행 등 금융권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금융소비자 불안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정부는 대출 중단 파급효과가 크지 않다며 '돈줄 죄기' 정책을 이어갈 방침이다.

24일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는 회원사 24곳을 긴급 소집해 가계대출 관련 회의를 진행했다. 지난주 금융감독원이 협회에 가계대출 증가율과 관련해 한도 관리를 요구한 것에 대한 후속 조치다. 보험사들은 이르면 이번 주부터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제한하는 등 대출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삼성생명이다. 삼성생명은 올해 상반기 가계대출이 40조 원 가까이 폭증해 지난해 말 대비 대출잔액이 4.4% 늘었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협의한 연간 가계대출 총량 증가 목표치가 4.1%인데, 상반기에 이를 이미 넘어선 것이다.

나머지 보험사는 아직 가계대출 증가율이 크게 위험한 상황은 아니지만, 풍선효과로 대출 수요가 몰릴 것을 대비해 대출금리를 올리거나 한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관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우대금리 혜택을 줄이는 방식으로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2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 내 폐업한 매장에 대출 관련 전단지가 붙어있다. 뉴시스

2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 내 폐업한 매장에 대출 관련 전단지가 붙어있다. 뉴시스

금융당국의 '대출 옥죄기'는 보험사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2금융권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회원사에 공문을 보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을 21% 목표치 내에서 관리할 것을 당부했다. 여신금융협회도 지난주 금감원의 구두지도를 받았지만, 카드사는 비교적 신용대출 비중이 크지 않아 아직은 내부 협의 중인 상태다.

시중은행과 다른 기준으로 규제의 칼날을 피해왔던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도 당국의 관리대상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상반기에만 가계대출 잔액이 23조1,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3.8%나 늘었다. 이는 최근 주택담보대출 등을 중단한 NH농협은행(7월 말 기준 7.1%)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인터넷은행 특성상 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한도를 시중은행과는 다르게 적용하고 있긴 하지만, 증가율이 과하게 가파르다는 판단에 당국은 최근 카카오뱅크에 신용대출 한도를 연봉의 100% 수준으로 낮추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발 대출 절벽이 2금융권과 인터넷은행 등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되자, 대출을 계획했던 금융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다. 당장 돈을 빌릴 계획이 없던 사람들 사이에서도 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불필요한 대출 가수요도 은행권 창구에 몰리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농협은행이 대출을 중단한 이후, 대출 관련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며 "점심시간에는 대출 상담을 위해 1시간씩 기다리는 직장인 고객도 많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현실과 다르게 금융당국은 대출중단 파급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 2%대에서 대출 증가율을 여유롭게 조절하고 있는 시중은행들도 많다"며 "2금융권이나 대부업 등으로 수요자들이 과하게 몰리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주현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