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백신 접종 인센티브를 일부 부활시켜 오후 6시 이후로도 식당·카페에서 접종 완료자가 포함될 경우 최대 4명까지 모일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꺼리는 분위기가 개선될지 주목된다.
20일 방역당국과 수도권지역 병원 등에 따르면, 접종 기회 확대와 백신 폐기 최소화를 위해 이달 초부터 잔여백신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AZ 백신이 접종 희망자를 찾지 못해 현장에서 적지 않게 폐기되고 있다.
30대와 40대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AZ 백신 예약 접종을 허용한 뒤, 17~19일 사흘간 3만 3,318명이 접종했다. 하지만 AZ 백신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여전히 남아 있어 폐기하는 백신도 제법 된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AZ 백신은 1바이알(병)에 10명까지, '쥐어짜는 주사기'로 불리는 최소잔여형 주사기를 사용할 경우 12명까지 접종이 가능하다. 개봉 후 6시간 이내에 접종자를 찾지 못하면 폐기해야 한다. AZ 백신은 SNS 당일 신속 예약서비스 시스템을 통해 위탁의료기관에 하루 최대 3회까지 잔여백신을 접종하기 위한 등록을 할 수 있다.
인천 남동구의 한 외과의원에서 일하는 간호사는 최근 이틀 동안 AZ 백신 10명분을 폐기했다고 전했다. 간호사는 "백신 종류를 확인하지 않고 예약했던 사람들이 AZ 백신임을 뒤늦게 알고 취소했다"며 "AZ 백신이라 취소한다고 대놓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구로구의 한 내과의원 관계자도 "잔여백신 폐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매일 한두 명분은 접종자를 찾지 못해 폐기한다"며 "AZ 잔여백신 접종을 희망하더라도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하지 않아 예약을 못하는 어르신도 있다"고 말했다.
의료기관 종사자들의 업무 과다로 잔여백신이 버려지는 경우도 있다. 수도권의 한 병원에서는 잔여백신 등록을 할 여력이 없을 정도로 바빠서 AZ 백신 1바이알을 개봉해 1명에게만 접종하고 나머지는 폐기한 적도 있다. 병원 관계자는 "잔여백신을 시스템에 올리면 문의나 취소 전화가 수시로 오기 때문에 다른 업무를 제대로 볼 수가 없다"며 "잔여백신 등록을 아예 하지 않거나 1회만 등록하고 폐기하는 병원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장에서 폐기되는 AZ 백신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는 집계하기 어려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백신 폐기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백신 접종 인센티브가 부활함에 따라, 향후 AZ 백신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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