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의 제주 살이, 주민들이 싸늘한 이유는?
최근 연예인들의 제주 살이가 각광받고 있다. 바쁜 도시를 떠난 스타들의 시골 라이프는 꾸준히 전파를 탔고 대중의 부러움을 자아내곤 했다. 그러나 제주 내에 스타의 거주지들이 한곳으로 모이는 상황을 두고 일부 제주 시민들은 입을 모아 땅값 상승을 두고 불만을 터트리는 중이다. 스타들의 제주 귀농은 과연 어떤 문제를 야기할까.
많은 연예인들의 제주 라이프가 방송을 통해 전해진 바 있다. 곽도원은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제주 살이를 공개한 바 있다. 곽도원은 제주 생활에 대해 "이제 적응된 것 같다. 작년에 (제주도) 왔을 때 새로운 공간에 내 몸이 이동한 것 같다. 이 동네가 참 좋고 감사한 마음이 많이 생긴다. 뿌리를 내리는 느낌"이라며 만족감을 표현했다.
제주에서 정착해 9년째 살고 있는 가수 이재훈은 "제주는 가까운 곳에 자연이 있고, 힐링이 있다"며 "요즘은 바다가 좋아 낚시에 푹 빠져 있을 정도로, 늘 재충전하며 활력을 받는 곳"이라고 애정을 나타났다. 2017년 제주로 이사한 임창정과 그의 가족들의 삶도 화제가 됐다. 2016년 지금의 아내와 결혼한 임창정은 가족들과 함께 제주행을 결심했고 자연친화적인 삶을 즐기는 중이다.
그러나 낭만적인 스타들의 제주 살이에도 명암이 존재했다. 최근 본지가 만난 한 제주도민은 스타들의 제주살이가 심각한 땅값 상승을 초래한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이에 따르면 해당 동네에는 유명 가수들도 자리를 잡고 생활하고 있다. 자연과 가까운 좋은 위치인 만큼 자연스럽게 연예인들의 타운 하우스 입주가 이어졌다. 유명인들의 별장들이 한 곳에 집결되며 개발 붐이 이뤄졌고 땅값이 급상승하게 된 상황이다. 결국 일부 주민들이 땅을 팔아 이주, 결국 '연예인들의 동네'가 만들어진 배경이기도 하다.
또 다른 주민은 "통상적으로 양평, 제주 집 가격이 비슷하다. 양평과 제주를 비교해봤을 때 제주가 더 환경친화적이다. 그러다 보니까 힐링하기 위해 제주에 거주하는 것 같다. (제주에 내려온) 연예인들은 프라이버시가 지켜지길 원해 아파트 거주를 선호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고 귀띔했다.
이러한 제주 살이 열풍에는 2017년 JTBC 예능프로그램 '효리네 민박' 여파가 크다. 이효리 이상순 부부는 2012년 5월에 신혼집을 장만하기 위해 제주 애월읍 소길리에 자리를 잡았다. 이후 '효리네 민박' 시즌1, 2가 큰 성공을 거뒀지만 관광객의 무단 침입 등 사생활 침해를 겪고 결국 거주지를 옮겼다.
당시 이상순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간곡한 부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분들이 우리집에 찾아 오고 있다. 이곳은 우리가 편히 쉬어야 할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집에 찾아와 담장 안을 들여다보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 때문에 마음 편히 쉬지도, 마당에서 강아지들과 놀지도 못하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후 JTBC 측은 "이효리 이상순 부부의 자택 위치가 노출되면서 사생활 침해와 보안 이슈가 발생해 실거주지로서의 기능에 문제가 생겼다"면서 해당 집을 인수했다. 2013년 제주 신혼집을 지을 당시 소길리 땅값은 3.3㎡당 7만 원, 이후 2~3년 만에 40~50만 원 선을 돌파했다. 이후 2018년, JTBC가 매입한 가격을 짚어보자면 3.3㎡당 150만 원, 즉 10배 이상으로 오른 셈이다.
화려한 도시 삶을 등지고 내려온 스타들에게 위안이 되는 제주 라이프다. 로망을 대리 만족시켜주는 연예인들의 제주 살이가 의도치 않게 관광지로 변질되며 여러 아쉬운 점이 눈길을 끈다. 그러나 그곳에 계속 살고 있던 일부 주민들에겐 불편함을 초래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방송으로 인해 동네 곳곳 반갑지 않은 불청객들이 출몰하게 된다.
제주 외곽 지역 매매율이 급상승하면서 거주 지역이 투자로만 쏠린다는 부작용도 초래한다. 외지인 수요가 높아지며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됐지만 주택 및 교통, 환경 문제를 야기한다는 문제점도 제기된다. 관광객의 수요가 주민들의 시름으로 이어지게 된 셈이다. 땅값 상승에 따라 자영업자, 월세 주민들이 살던 동네를 떠나게 됐다. 스타들의 제주 살이가 누군가에게는 마냥 즐겁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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