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휴식기 이후 KBO리그에 새롭게 선보인 외국인 타자들의 초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새 식구를 맞이한 KT와 LG, 키움은 모두 선두 다툼 중이거나 가을 야구 진출을 위해 치열한 순위 경쟁 중이어서 새 외인들에 쏠리는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키움의 새 외국인 타자 윌 크레익(27)이다. 아직 3경기 출전에 불과하지만 매 경기 안타를 신고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타율 0.571에 2타점 2득점 OPS(장타율+출루율) 1.524로 향후 경기에서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국 투수들의 유인구를 잘 참아내며 볼넷도 2개 골라낸 장면이 눈에 띈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자가격리 기간 등 훈련의 양과 질이 모두 부족했을 텐데도 타석에서 공을 보는 모습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키움은 특히 2019년까지 활약한 제리 샌즈가 일본으로 떠난 이후 터엘러 모터, 애디슨 러셀, 데이비드 프레이타스 등이 KBO리그 적응에 줄줄이 실패한 터라 크레익의 활약이 더욱 반갑다. 팀 동료 박병호는 “키움 타선에 좌타자가 많은데 (크레익은) 우타자여서 더 좋은 것 같다”면서 “팀에 도움이 되려 노력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고 호평했다. 키움은 제이크 브리검과 한현희, 안우진 등 주축 투수들이 3명이나 빠지면서 고전이 예상됐지만 후반기 경기당 득점 1위(5.83점)의 타격감을 바탕으로 후반기 첫 주를 5승 1패로 시작했다. 이런 상승세라면 가을야구 진출은 물론, 그 이상의 성적도 기대된다.
미국 마이너리그 생활 도중 한국으로 돌아와 KT 유니폼을 입은 제라드 호잉(32) 은 6경기에서 타율 0.217로 아직 방망이 감이 올라오진 못했다. 하지만 삼성과 주말 3연전에서 2경기 연속 결승타 등 팀이 원했던 ‘결정력’(5타점 4득점)을 선보이며 빠르게 팀에 녹아들고 있다. 14일엔 이적 후 첫 홈런을 터트리며 결승점을 뽑았고, 15일에도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결승 타점을 올렸다. 이강철 감독 역시 “수비나 주루는 기대했던 대로 잘해주고 있다. KBO리그에서 활약했던 선수라, 적응은 빠를 것”이라고 했다. 다만, 호잉의 타순이 팀 사정과 함께 자리 잡지 못하는 점은 불안 요소다. 호잉의 타순은 5→7→1→7→2→4 등 매 경기 요동치고 있다.
LG의 새 얼굴 저스틴 보어(33)는 적응 기간이 조금 필요해 보인다. 5경기에서 타율 0.143로, 지난 11일 SSG전에서 KBO리그 첫 안타를 홈런으로 신고했지만 이후 눈에 띄는 활약 없이 고전하고 있다. 무엇보다 볼넷(2개)보다 삼진(8개)이 너무 많다. 높은 쪽에 제구되는 빠른 공에 속절없이 방망이가 헛돌고 있다. 1루 수비에서도 불안감을 노출하고 있다. 류지현 감독은 “덩치가 워낙 크다보니 수비 범위가 넓진 않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수비하는 선수”라며 열정을 높게 평가했다.
LG는 후반기 김현수-서건창-보어로 구성된 새 상위 타선(2~4번)을 선보였는데, 첫 일주일 동안은 모두 1할~2할 초반대 타율로 부진했다. 하위 타자들의 맹활약으로 후반기 팀 타율 1위(0.275)를 기록 중인데, 보어가 하루 빨리 중심을 잡고 부상 중인 채은성이 돌아온다면 LG의 우승 대업은 한발 더 가까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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