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일주일 전 데큐플보기(10오버파)의 악몽은 더 이상 없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김시우(26)가 6명이 벌인 연장전에서 비록 아쉽게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마지막날 6타차 열세를 따라붙는 저력을 보이며 지난주 부진을 말끔히 털어냈다. 또 20일부터 이어지는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따냈다.
김시우는 16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의 세지필드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PGA 투어 윈덤 챔피언십(총상금 64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4개로 합계 15언더파 265타를 기록, 6명 공동선두에 합류했다. 3라운드 공동 15위에서 선두와 6타차를 따라붙은 결과다.
김시우는 케빈 나, 케빈 키스너(이상 미국), 애덤 스콧(호주), 로저 슬론(캐나다), 브랜던 그레이스(남아공)와 18번홀(파4)에서 벌인 연장전에서 첫홀을 파로 비겼으나 이어진 두 번째 연장전에서 키스너에게 우승컵을 내줬다. 키스너는 경쟁자들이 모두 버디를 잡는데 실패했으나 홀로 1.5m 짜리 버디 퍼트를 넣고 긴 승부를 끝냈다.
김시우는 비록 눈 앞에서 우승을 놓쳤지만 지난주 파3 홀에서 10오버파를 기록할 정도의 악몽을 모두 잊게 하는 날카로운 샷 감각을 보여줬다. 김시우는 지난주 ‘특급대회’ 월드골프챔피언십(WGC) 페덱스 세인트 주드 인비테이셔널 최종라운드 11번홀(파3)에서 5번이나 공을 물에 빠트린 끝에 무려 13타를 적어내는 ‘데큐플 보기’를 기록했다. 윈덤 챔피언십 출전을 위해 노스캐롤라이나로 이동하는 비행기 안에서 케빈 나와 유쾌한 표정으로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며 불운을 훌훌 털어낸 김시우는 일주일 만에 멋진 반전에 성공했다.
김시우는 4라운드에서 샷과 퍼트에서 거의 실수가 없는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펼쳤다. 5번 홀(파5)에서 300m를 날아가는 장타를 페어웨이에 안착시키고, 200m 거리에서 홀 4m 옆에 볼을 떨궈 이글을 잡아낸 게 압권이었다.
그러나 연장전에서는 샷이 흔들렸다. 티샷이 두번 모두 러프로 갔다. 세컨샷도 처음은 그린을 넘어갔고 두번째 연장에서는 벙커에 빠졌다. 날카로운 쇼트게임으로 파는 지켜냈지만, 연장전 승리에 필요한 버디 기회를 만들지는 못했다.
2020-2012 정규 시즌 마지막 대회를 준우승으로 장식한 김시우는 페덱스컵 랭킹을 30위로 끌어 올려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진출을 예약했다.
강성훈(34)이 3타를 줄여 공동15위(13언더파 268타)로 대회를 마쳤다. 3언더파 67타를 친 이경훈(30)과 2언더파 68타를 적어낸 임성재(23)는 공동24위(11언더파 269타)로 정규 투어 마지막 경기를 끝냈다. 안병훈(30)은 공동35위(9언더파 271타)에 머물렀다.
임성재는 페덱스컵 랭킹 31위, 이경훈은 34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강성훈과 안병훈은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