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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균은 무조건 나쁘다?

입력
2021.08.16 17:5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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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쉬운 식품ㆍ의료제품 이야기] 이강봉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기준과장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대장균 기준 초과 검출로 유통 판매 금지’. 뉴스에서 심심찮게 접할 수 있는 이야기다. 그럴 때마다 내가 먹는 식품이 안전한가 하는 막연한 불안감이 생기기 마련이다. 대장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고정관념 때문이다.

대장균은 정말 나쁜 균일까? 대장균에 대한 나쁜 이미지는 장출혈성 대장균 같은 병원성 대장균 때문에 생긴 것으로 보인다. 대장균은 모두 나쁜 균이 아니다.

대부분의 대장균은 사람과 동물의 장내에 있는 정상균총이고, 통상적으로 병원성이 없어 단순히 식품 중 대장균이 검출됐거나 기준치를 초과했다는 사실만으로 직접 건강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

이처럼 모든 대장균이 해롭지 않지만 우리는 대장균 기준을 정하고 그 기준을 초과한 제품을 판매 금지한다. 그 이유는 식중독균 같은 병원성 세균으로부터 안전한지는 물론, 식품이 위생적으로 다뤄졌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물론 모든 병원성 세균을 검사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래서 이를 대신해 식품의 안전성과 위생을 간접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활용한다. 그것이 바로 ‘위생 지표 균(sanitary indicative bacteria)’이다.

위생 지표 균의 대표적 세균이 대장균이다. 대장균은 분변 오염의 지표균이 된다. 대장균은 제조ㆍ가공 시 가열 처리되지 않은 식품의 위생 관리를 위해 지표 균으로 정한다. 이는 즉석 섭취 식품, 신선 편의 식품, 생식류, 생햄 등 55개 식품 유형에 적용된다.

다만 병원성인 장출혈성 대장균에 대해서는 별도 기준을 마련해 더 철저하게 관리한다. 이 밖의 위생 지표 균인 ‘세균 수’는 식품 제조 공정상 위생 관리 상태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다. 멸균ㆍ살균 제품이나 소비자가 바로 섭취하는 과자, 초콜릿, 채소 주스, 유크림 등 124개 식품 유형에 적용된다.

자연 환경에 널리 존재하는 대장균군은 주변 환경으로부터의 오염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지표로서 살균 또는 가열 처리한 어묵ㆍ액상차ㆍ탄산음료류ㆍ버터 등 151개 식품 유형에 적용된다.

위생 지표 균으로 식품 전반에 대한 위생 수준을 확인하는 방법은 국제적으로 동일하게 활용된다. 위생 지표 균이 검출되면 식중독균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고 일반 세균으로 백만 마리 이상이면 부패가 시작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식품제조업체의 식품 제조, 보존, 유통 환경 등의 위생 관리 개선이 필요하다. 더욱이 요즘처럼 고온다습한 계절에는 세균 증식이 매우 빨라 더욱 각별한 위생 관리가 요구된다.

이강봉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기준과장

이강봉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기준과장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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