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매출 5조 넘기며 신기록 쓴 쿠팡?
상반기 산재 쿠팡 1112건, 풀필먼트 123건
쿠팡친구 지난해 재해율 3.42%, 평균의 6배
올해 2분기 매출 5조 원을 돌파하며 '로켓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쿠팡의 이면에는 더 빨리, 더 많이 일하는 노동자들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쿠팡이 코로나19 반사이익을 누리며 고속 성장하는 동안 산업재해는 급격히 늘었다.
코로나19 특수 누린 쿠팡, 이면엔 산재 ‘폭증’
12일 한국일보가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고용노동부의 ‘업체별 산업재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쿠팡의 산재승인 건수와 재해율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물류창고(풀필먼트)와 배송(쿠팡친구) 부문 모두 마찬가지다.
쿠팡친구의 산재 승인 건수는 특히 올해 들어 급증했다. 2017년 141건이었던 산재 승인은 2018년 193건, 2019년 334건으로 늘다가 지난해 758건으로 2배 가까이 불었다. 코로나19로 물류량이 많아진 올해는 상반기에만 1,112건이라 연간 2,000건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4년 새 무려 15배나 폭증하는 셈이다.
전국에 34개인 물류센터도 상황은 비슷하다. 물건을 직매입해 보관하다 직접 배송하는 방식으로 배송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장점이 있지만, 물건을 진열하고 옮기고 꺼내는 과정에서 사고위험도 높다. 물류센터 산재 승인은 2017년 48건에서 지난해 224건, 올해 상반기 123건으로 늘었다.
쿠팡 노동자들은 늘어난 물량과 그로 인한 시간 압박을 산재 증가 원인으로 꼽았다. 3년차 쿠팡친구 A씨는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2배 늘어난 물량을 오전 7시까지 배송하기 위해 전속력으로 뛰어다닌다”며 “택배기사가 우리를 불쌍해할 정도”라고 말했다. 물류센터도 늘어난 물량을 감당하기 위해 채용을 늘리고 있지만 1인당 노동 강도가 확연히 높아졌다는 게 노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재해율’도 가파르게 증가...“로켓배송 연료로 노동자 쓰나”
통상 작업환경의 안전성을 측정하는 지표인 ‘재해율’도 증가했다. 재해율은 근로자 100명당 발생하는 재해자 수를 뜻한다. 쿠팡의 재해율은 대한민국 평균 산업 재해율(0.59%)보다 최대 6배가량 높다. 2018년 1.39%였던 쿠팡친구의 재해율은 2019년 2.17%, 지난해에는 3.42%로 증가했다. 이탄희 의원은 “쿠팡친구 인원은 2018년부터 2년간 63% 늘었는데, 같은 기간 재해율은 140% 폭증해 로켓배송의 연료가 ‘노동자’라는 웃지 못할 이야기까지 나온다”며 “쿠팡은 ‘야간·중노동에 무임승차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쿠팡 측 “산재 신청 열려 있어...택배업계와 단순 비교 어려워”
쿠팡도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올해 3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도 산재를 위험요인으로 명시했다. 산재가 쿠팡 투자자들에게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쿠팡은 안정적인 노동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쿠팡 관계자는 “대부분 지입제(개별 계약 형태) 기사로 구성된 택배업계와 달리 쿠팡친구를 100% 직고용해 안정적이고 선진적인 근무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며 “쿠친에게 주 5일제, 주 52시간 근무 원칙을 지키고 연간 130일가량 휴무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직고용이라 산재 인정 건수가 많을 수밖에 없고 택배업계와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쿠팡대책위 공동대표 권영국 변호사는 “현재 쿠팡에선 너무 많은 사람들이 다쳐 재해율이 늘어나는 속도가 기이할 정도”라며 “화려한 실적 뒤엔 살인적인 강도의 속도가 일상이 된 작업 환경이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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