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문제로 정식 운행 한 달 연기됐지만...
개장 후 전동차 위로 바닷물 덮쳐 또 중단
운행 재개 후 탑승객 태워 달리다 멈춤 사고
119신고로 소방구조대 출동...운행 또 정지
울진군 "매주 한 차례 휴장...세척해 재개"
경북 울진군이 250억 원을 들여 죽변항 바닷가에 만든 모노레일 '해안스카이레일'이 안전 문제로 개장 6일 만에 멈췄다. 5일 상업운영에 들어간 죽변 모노레일은 10일 높은 파도로 중단했다가 다음 날 오전 재개했다. 하지만 운행 재개 2시간여 만에 바다 위를 달리던 전동차가 갑자기 멈췄고, 놀란 탑승객이 휴대폰으로 119에 구조 요청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12일 오후 찾아간 죽변항 스카이레일 승·하차장. 전동차들이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달리고 있어야 할 시간인데도 6, 7대가 꿈쩍 않고 줄지어 서 있었다. 2층 매표소로 올라가는 계단 입구에는 '너울성 파도로 운행을 중지한다'는 내용의 알림판이 걸려 있었다. 모노레일을 타러 온 관광객 유모(54·경기 안산)씨는 "휴가를 맞아 일부러 가족들과 멀리 울진까지 왔는데 허탕쳤다"며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는 해안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고 홍보해 놓고 파도 때문에 운행을 중지한다는 말이 당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모노레일을 운영하는 ㈜울진관광개발 관계자는 "레일이 낮게 설치된 일부 구간에서 전동차를 덮칠 정도로 높은 파도가 쳐 운행을 중단했다"며 "재개 시점을 확정하지 못한 만큼 방문 전 미리 전화로 운행 여부를 확인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울진군이 관광 및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2017년부터 죽변항에서 후정해수욕장까지 2.4㎞ 구간에 만든 모노레일이 시작부터 말썽이다. 전동차를 타고 바다 위 지상 10여m 높이로 달려 마치 하늘에서 해안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해 해안스카이레일이라 이름 붙였지만, 파도로 작동을 멈추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11일에는 오전 10시 48분쯤 탑승객을 태운 전동차가 운행 중 멈췄다. 놀란 탑승객이 119에 신고해 소방구조대가 출동했다. 울진관광개발 직원들이 도보로 현장까지 출동해 사고 차량을 견인해 오는 동안, 탑승객들은 10m 높이 바다 한가운데서 불안에 떨어야 했다. 이날 사고 원인은 차량과 레일에 묻은 다량의 염분 때문으로 알려졌다.
개장 전에 이어 개장 후에도 말썽을 빚자 졸속 운행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거세다. 스카이레일은 지난달 2일 준공, 같은 달 8일 정식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안전도 검사에서 전동차와 선로에 기준치 이상의 전기가 흐르는 등 여러 문제가 발견돼 한 달 연기됐다.
울진군의회 한 의원은 "사고가 나지 않도록 철저하게 준비해 개장해야 하는데 휴가철 성수기를 놓치지 않으려고 무리하게 강행해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확실한 보완책이 마련될 때까지 운행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울진군 관계자는 "예상하지 못한 높은 파도가 쳤기 때문"이라며 "매주 월요일 운행을 중단하고 레일과 차량을 세척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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