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애인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은 장애인의 삶을 멋대로 단정한다. 비장애인은 상상하기 힘든 장애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조차 그렇다.
책은 '우리 없이 우리에 관하여 말하지 말라'는 장애인 인권 운동의 슬로건에 철저하게 부합한다. 뉴욕타임스 오피니언 시리즈 '장애'에 실렸던 60여 편의 글을 엮었다. 스스로를 장애인이라고 인식하는 저자들이 장애를 가지고 산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들은 장애는 또 하나의 정체성일 뿐, 진짜 문제는 오히려 그것을 바라보는 차별적인 시선이라고 지적한다.
장애인을 타자화하는 세상의 시선은 교묘하고 익숙해 알아차리기 어렵다. 저자 중 한 명이자 한쪽 다리에 의족을 한 채로 사이클을 타는 에밀리 랩 블랙은 "당신은 정말 영감을 주시는 분이에요! 당신 같은 분도 하는데, 제가 어떻게 못 하겠다는 소리를 하겠어요"라는 단골 멘트에 진저리를 친다.
그는 이 말에 장애를 딛고 극복해야 될 대상으로 인식하는 사회적 시선이 깔려 있다고 꼬집는다. 그는 그저 비장애인처럼 '건강하고 매력적인 몸'을 가지고 싶은 욕망으로 운동을 할 뿐이다. 그는 장애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거부하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날린다. "나의 이야기는 몸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든 겪을 수 있는 그런 평범한 이야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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