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오모 측근, 피해자 압박·성추행 은폐
호컬 "쿠오모와 친분 없어" 관계 선긋기
상습 성추행 혐의로 불명예 퇴진한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주(州) 주지사 후임으로 자리를 이어받게 된 캐시 호컬 부지사가 쿠오모의 성추행 은폐에 협력한 측근 인사들을 퇴출시키겠다고 선언했다.
11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호컬 부지사는 이날 쿠오모 사임 후 열린 첫 기자회견에서 “부도덕한 행위가 조금이라도 드러난 직원은 내 행정부에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주 검찰 조사 결과, 쿠오모는 전현직 보좌관 등 여성 11명을 성추행하고, 성추행 피해를 폭로한 전직 보좌관에게 불리한 여론을 만들기 위해 개인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과정에서 멀리사 드로사 전 뉴욕주지사 수석보좌관 등 측근 인사들은 피해자를 음해하고 추가 폭로를 막기 위해 위압적인 업무 분위기를 조성했다. 호컬 부지사는 “내가 퇴임할 때면 누구도 뉴욕 주정부의 근무 환경이 해롭다고 말할 수 없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호컬 부지사는 쿠오모와의 관계에도 명확히 선을 그었다. 그는 “쿠오모가 추진한 청정 에너지, 주택 및 경제 개발과 같은 정책에 동의했지만 개인적으로 가깝게 지내지는 않았다”며 “성추행이 만연했다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호컬 부지사는 그동안 젠더 이슈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 왔다. 주 지역경제발전협의회와 여성선거권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고, 대학 내 성폭력 문제를 환기시킨 ‘이너프 이즈 이너프(Enough is Enough)’ 캠페인을 주도했다. 2006년에는 가정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임시 거처인 메리 하우스를 설립하기도 했다.
호컬 부지사는 2주 뒤인 24일 주지사에 취임한다. 뉴욕주 최초의 여성 주지사로, 내년 11월 선거 때까지 쿠오모의 남은 임기를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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