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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미 판사, 성범죄 분야 조예… 여성 대법관 4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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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미 판사, 성범죄 분야 조예… 여성 대법관 4명으로

입력
2021.08.11 15:52
수정
2021.08.11 20:1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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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약자·소수자 관심 많아
신종 성범죄 연구회 설립 활동
대법 전원합의체 여성 30% 돌파
문 대통령 임명 마지막 대법관 될 듯

김명수 대법원장이 11일 대법관 후보로 임명 제청한 오경미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고법판사. 대법원 제공

김명수 대법원장이 11일 대법관 후보로 임명 제청한 오경미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고법판사. 대법원 제공

김명수 대법원장이 11일 내달 퇴임하는 이기택 대법관 후임으로 점찍어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을 제청한 오경미(53)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고법판사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에 관심이 많고 성범죄 분야에 조예가 깊다는 평가를 받는다.

법조계에선 오 고법판사를 평가할 때 2018년 우간다 여성 난민지위 인정 판결을 자주 입에 올린다. 해당 여성은 양성애자라는 이유로 우간다에서 체포 위협에 몰리자 한국으로 피신한 뒤 난민을 신청했는데, 오 고법판사가 여성에게 난민 지위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정치적 박해가 아닌 동성애나 양성애를 이유로 한 박해로 난민 지위를 인정한 첫 판결이었다.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이 동급생들의 언어폭력 등으로 괴롭힘을 당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1심 판결과 달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언어폭력 심각성에 주목하면서 가해 학생들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도 오 고법판사가 내린 주요 판결로 거론된다.

오 고법판사는 성범죄 분야에 남다른 관심과 전문성을 갖고 있다. 법원 젠더법연구회 내 소모임인 ‘인터뷰단 및 재판 다시돌아보기’ 팀에서 활동한 것은 물론, ‘현대사회와 성범죄연구회’를 창립해 초대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성범죄연구회는 ‘N번방 사건’ 이후 디지털성범죄를 비롯한 신종 성범죄 연구를 위해 여러 법관들과 함께 만든 대법원 내 커뮤니티로 현재 법관 100여 명이 가입해 활동 중이다.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조언을 구하고 의견을 청취하면서 법관들의 성인지 감수성을 키우는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픽=신동준 기자

그래픽=신동준 기자

법조계에선 여성 대법관으로서 오 고법판사 역할에도 기대가 크다. 현재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관은 총 14명인데, 이 중 여성 대법관은 박정화ㆍ민유숙 ㆍ노정희 대법관 3명뿐이다. 오 고법판사가 국회 동의를 거쳐 대법관으로 임명될 경우 김명수 대법원 체제에서 네 번째 여성 대법관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이 경우 법원행정처장(김상환 대법관)을 제외하고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참석하는 13명의 대법관을 기준으로 따지면, 여성 대법관 비율은 30%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

여성 대법관은 2004년 김영란 전 대법관을 시작으로 전수안·박보영·김소영 전 대법관이 차례로 임명됐지만, 13명 대법관 중 한두 명을 채우는 수준에 머물렀다. 2018년 8월 노정희 대법관이 임명되면서, ‘여성 대법관 4인 시대’가 열렸지만 김소영 대법관이 그해 11월 퇴임하면서 함께 한 시간은 3개월에 불과했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이 오 고법판사를 통해 꾸준히 판결에 반영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 고법판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하는 마지막 대법관이 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김명수 대법원장을 비롯한 현 대법관 14명 중 무려 13명을 임명했다. 이기택 대법관이 내달 퇴임하면 박근혜 정부 때 임명된 대법관은 김재형 대법관 한 명만 남게 된다. 2022년 9월 퇴임하는 김 대법관 후임부터는 다음 정부에서 교체된다.

이상무 기자
안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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