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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 국내 임상 달랑 93명뿐... 정부가 스스로 권고 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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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 국내 임상 달랑 93명뿐... 정부가 스스로 권고 어겼다

입력
2021.08.12 04:30
수정
2021.08.12 10:4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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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공개한 임상 3상 계획서 보니
대상자 3,990명 중 국내 피험자?93명 불과
'10% 이상' 권고해 놓고 2.3% 승인해준 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의 임상 3상 시험계획을 10일 승인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경기 성남시 SK바이오사이언스 실험실에서 백신을 개발하는 연구원들의 모습. 연합뉴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의 임상 3상 시험계획을 10일 승인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경기 성남시 SK바이오사이언스 실험실에서 백신을 개발하는 연구원들의 모습. 연합뉴스

‘국내 1호 백신’ 타이틀에 다가선 SK바이오사이언스의 GBP510 임상계획서상 국내 시험 대상자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권고 인원에 한참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자부터 접종을 시작한 정책으로 인해 모든 연령대에서 고른 분포의 임상대상자를 찾기 어려운 게 이유지만 정부 스스로 권고를 지키지 않은 셈이 됐다.

11일 식약처가 공개한 GBP510 임상승인신청서를 보면 국내 18세 이상 임상시험 대상자는 93명이다. 전체 임상시험 대상자 3,990명 중 2.3%에 불과하다. 3상 임상시험은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단계다. 시험백신은 3,000명, 대조백신은 990명에게 0.5㎖씩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한 뒤 안전성 등을 종합 평가한다. 이 시험은 국내뿐 아니라 동남아, 동유럽 등 여러 나라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국내 백신접종률 높아…“백신 안 맞은 임상대상 찾기 어려워”

문제는 국내 대상자가 적어 GBP510이 한국인의 신체 상태에서 나타나는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충분히 검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식약처는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 가이드라인으로 임상시험 대상자 가운데 '면역원성과 안정성 평가 그룹(1,950명)'에 한국인을 10% 이상 포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는 해외 피험자와 국내 피험자의 신체상태가 다를 수 있고, 그에 따라 임상결과 역시 달라질 수 있어서다. 그러나 현재 신청자는 93명으로 약 4.8%에 불과하다.

식약처는 자체 권고사항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임상 3상 계획을 승인한 이유에 대해 백신 접종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현실적 문제를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내 접종률을 고려해서 진행했다”면서 “국내 임상대상자 10%를 충족하기 어려울 경우 통계적 가설이나 국가 간 일관성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있으면 참고한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임상군 모집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임상시험은 백신을 한 차례도 접종하지 않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데, 백신접종률이 높아 피험자를 모집하기 쉽지 않고 특히 고연령층은 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상계획서에 등록된 국내 피험자 93명이 확정된 숫자는 아니고 향후 확대해서 국내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코벡스 물량, 국내 물량 생산라인 달라…국내 공급 보장

일각에선 빌&멜린다게이츠재단과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이 GBP510의 초기 개발 단계부터 2억1,370만 달러(약 2,450억 원)를 지원한 만큼, 국내 공급을 보장받을 수 없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SK바이오사이언스 측은 “국내 총 9개 라인에서 주체적으로 생산 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며 “CEPI를 통해 코벡스에 공급되는 물량이 있고, 그와 함께 국내에서도 충분한 물량이 공급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3상 임상시험 계획을 전날 승인받았다. 국내 기업의 코로나19 백신이 개발 막바지 단계인 임상 3상에 진입한 것은 처음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국산 코로나19 백신을 내놓을 계획이다.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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