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코로나에 폐장까지… 발길 끊긴 해운대 해수욕장은 ‘겨울바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코로나에 폐장까지… 발길 끊긴 해운대 해수욕장은 ‘겨울바다’

입력
2021.08.10 18:30
12면
0 0

폐장 첫날 오후 1.5㎞ 백사장에 피서객 100명 남짓
형형색색 파라솔 사라지고 비치베드·샤워장? 등? 금지
인근 상인 "40년 넘게 장사해 왔지만 이런 경우 처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과 함께 10일부터 폐장된 해운대 해수욕장에 폐장 안내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권경훈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과 함께 10일부터 폐장된 해운대 해수욕장에 폐장 안내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권경훈 기자

부산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된 첫날인 10일 오후 해운대해수욕장. 거리두기 격상과 함께 해수욕장 폐장 조치가 병행된 터라 길이 1.5㎞, 폭 80m 안팎인 해수욕장 백사장엔 편의시설 하나 없이 피서객만 100명 정도 있었다. 예년엔 이맘때가 성수기라 평일에도 수만 명이 몰렸던 것과 비교하면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해수욕장이 폐장되더라도 입수는 가능하지만, 이날은 파도가 높아 피서객들은 바다에 들어가지 못한 채 백사장을 거닐거나 바다만 바라보고 있었다. 서울에서 왔다는 피서객은 “휴가여서 큰맘 먹고 해운대에 왔는데 해수욕장이 폐장돼 속이 상한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해운대를 비롯한 송정, 광안리, 일광, 임랑, 송도, 다대포 등 부산 지역 7개 해수욕장이 22일까지 모두 폐장된다.

백사장을 형형색색 장식하던 파라솔도, 피부를 검게 태우거나 물놀이로 지친 몸을 누이던 비치베드도 없었다. 모두 파란색 천막 속에 싸여 곳곳에 쌓여 있었다. 파라솔 대여업자는 “이번 여름을 위해 준비한 파라솔만 전체적으로 1,600개가 넘는데 모두 무용지물이 됐다”고 했다. 대여가 중단된 튜브도 한편에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간이 샤워장 및 탈의실 16곳은 해수욕장 폐장 조치로 모두 문을 닫았다. 피서용품 매표소들도 마찬가지였다.

김성철 해운대해수욕장 운영팀장은 “코로나 첫해인 지난해보다 피서객이 줄었는데, 해수욕장 폐장까지 더해지니 피서객이 아예 찾아오질 않는다”면서 “해수욕장 입욕은 가능하지만 편의시설 이용이 완전 금지돼 사실상 해수욕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운대해수욕장과 도시철도 해운대역을 연결하는 상가 밀집지역 구남로도 한적했다. 한 편의점 앞에선 직원이 음료를 담은 아이스박스에서 녹은 얼음물을 퍼내고 있었다. 그는 “아이스박스에 음료를 담아 두기 무섭게 팔려나가는 시즌인데 지금은 얼음만 녹고 있다”고 했다.

10일 오후 부산 해운대전통시장. 인근 해운대 해수욕장이 폐장한 이날 평소와 달리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뜸했다. 권경훈 기자

10일 오후 부산 해운대전통시장. 인근 해운대 해수욕장이 폐장한 이날 평소와 달리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뜸했다. 권경훈 기자

구남로와 연결된 해운대전통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 시장 입구에서 분식을 파는 김선화(79)씨는 “여기서 40년 넘게 장사했지만 이런 경우는 없었다”면서 “그나마 안전하다고 할 수 있는 해수욕장까지 폐장해 손님이 완전히 끊겼다”고 말했다. 하루에 밀가루 한 포대를 넘게 써도 모자랐는데 요즘은 한 포대로 사나흘을 쓰고도 남는다고 했다. 맞은편 떡볶이 가게는 어제까지만 해도 문을 열었는데 이날은 닫았다고 한다.

길 건너편 조개구이집은 오전 11시30분부터 영업을 시작한다는 안내문과 달리, 계단 입구에 줄을 쳐 출입을 막고 있었다. 인근의 유명 밀면가게 사장은 “보통 점심 손님이 100명 이상 몰려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데 지금은 겨울처럼 손님이 없다”고 말했다. 오후 1시쯤 이 가게에 든 손님은 3명뿐이었다.

해운대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도 잇따라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부산바다축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취소됐다. 매년 8월 초 해운대 광안리 다대포 송도 송정 등 지역 해수욕장 5곳에서 열리는 지역 대표 행사가 코로나19 확산과 해수욕장 폐장이 겹치면서 2년 연속 중단된 것이다. 지난달 말 열기로 했다가 오는 20~22일로 연기된 나훈아 부산콘서트는 오는 10~12월로 재차 연기됐다.

부산= 권경훈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