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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골프장 수탁업체… 심사위원 절반 측근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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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울진 골프장 수탁업체… 심사위원 절반 측근 심었다"

입력
2021.08.11 04: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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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임원, 경력 위조 이어 추가 폭로?
심사위원 모집 때 지인들 대거 응모
최종 평가위원 8명 중 4명 측근 뽑혀
"수탁업체에 점수 몰아줘... 불공정"
울진군·군의회 "부정행위 확인 후 감사"

경북 울진군이 매화면 오산리 산26번지 일대 18홀(면적 121만9,740㎡) 규모로 조성 중인 원남골프장(마린CC)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북 울진군이 매화면 오산리 산26번지 일대 18홀(면적 121만9,740㎡) 규모로 조성 중인 원남골프장(마린CC)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북 울진군 골프장인 마린CC의 수탁업체가 공모 때 지배인 경력을 위조한 데 이어, 평가위원 절반을 측근으로 채워 심사 때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10일 수탁업체 A사의 전직 임원 B씨에 따르면 A사는 올 1월 울진군이 마린CC 관리위탁 운영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평가위원을 모집할 때 사전에 응모자들과 짜고 지원을 부탁했다. 그 결과 예비 평가위원으로 뽑힌 47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27명이 A사 청탁을 받은 지인이었다. 결국 최종 평가위원으로 선발된 8명 중 4명이 임원 B씨의 절친 등 측근들로 뽑혔다. A사는 예상대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울진군은 심사위원들에게 '제안공모 참여업체와 어떠한 경우에도 접촉하지 않고 위반 시 어떠한 처벌도 감수하겠다'는 내용의 보안각서를 쓰도록 했지만, 이미 절반 이상이 A사 사람들로 채워져 별다른 경고 효과가 없었다.

B씨는 "평가위원 절반이 지인이다 보니 심사장에서 서로 얼굴을 다 알아봤고, 눈을 맞춰가며 설명했다"며 "블라인드 테스트라 제출 서류에 업체 이름을 표시하면 안되지만, A사 부탁을 받은 심사위원들은 쉽게 알아볼 수 있게 표기했다"고 말했다.

A사는 객관적 자료로 평가받는 정량적 평가에선 근소한 차이로 경쟁사를 따돌렸지만, 심사위원이 판단하는 정성적 평가에선 경쟁사를 압도했다.

본지가 입수한 마린CC 관리운영업체 평가결과를 보면, 정량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A사는 29.5점으로 얻어 2위 업체를 0.5점차로 간신히 따돌렸지만, 정성 평가에선 56.5점을 받아 2위(48.33점)를 큰 차이로 눌렀다. 심사위원 8명 중 4명은 A사와 2위 업체에 비슷한 점수를 주거나 2위 업체를 더 후하게 평가했지만, A사 부탁을 받은 나머지 4명은 A사에 지나치게 높은 점수를 줬다.

B씨는 "A사가 심어 놓은 심사위원들은 2위 업체보다 10점에서 무려 19점까지 더 많은 점수를 줬다"며 "공정하게 심사가 진행됐다면 A사가 수탁업체로 선정되지 않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B씨는 그러면서 "심사위원이 개입할 수 없는 정량 평가에서도 지배인 경력을 속여 3점을 더 받았기 때문에, 실제로 A사는 1위가 아니라 3위가 됐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울진군과 울진군의회는 A사가 공모 때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책임자 경력을 위조했다는 한국일보 보도를 바탕으로 진위 파악과 함께 특별감사에 나섰다.

울진군 관계자는 "골프장 추진을 담당하는 부서가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며 "공문서 위조 정황이 드러나면 곧바로 감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울진군의회 관계자도 “마린CC 운영업체 선정 과정에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제보를 입수했다”며 "특별감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시기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울진=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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