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3조 엔이 넘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도쿄올림픽. 무관중 개최로 티켓 판매 수입도 없어 대부분 일본 국민과 도쿄도민의 세금으로 충당되는 ‘적자 올림픽’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이미 들어간 비용 외에 앞으로도 꾸준히 적자가 발생할 부분이 있다. 바로 경기장이다.
도쿄올림픽은 유치 단계에서 비용 절감과 흑자 올림픽을 내세웠지만 대부분 경기장을 큰 비용을 들여 신축 또는 개축하는 과정에서 이미 약속을 어겼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이렇게 신·개축한 경기장 중 추후 운영해 흑자가 예상되는 시설은 체조와 배구 경기가 열린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뿐이다. 이 시설은 공연장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1조6,000억 원 들인 신국립경기장, 매년 250억 원 경비 보전 어쩌나
반면 나머지 시설은 모두 매년 유지관리비조차 보전하지 못하는 적자 운영이 예상된다. 특히 1,569억 엔(약 1조6,333억 원)을 들여 지은 메인스타디움(신국립경기장)은 매년 유지관리비만 해도 24억 엔(약 250억 원)이 들 전망이다. 다음 달 패럴림픽이 폐막하면 운영권을 민간에 매각할 방침이지만 이렇게 큰 경기장을 무슨 용도로 활용할 수 있을지 막막한 상태다. 트랙을 없애고 축구 등 구기 전용 구장으로 변경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으나 현재 ‘자세한 계획은 대회 후에 검토한다’며 미뤄 둔 상태다.
수심을 최대 3m 깊이까지 조정할 수 있는 가동식 바닥 등 최신 설비를 갖춘 수영 경기장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 역시 567억 엔(약 5,904억 원)을 들여 건축했으나 연 6억4,000만 엔(약 66억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이 경기장은 애초 1만5,000명으로 만든 관람석을 5,000명 규모로 줄이는 개·보수 작업을 할 계획이지만, 대회가 무관중으로 열려 1만 석은 전혀 사용되지도 않은 채 버려지게 됐다. 카누 슬라럼 경기장도 연 1억9,000만 엔(약 2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이들 경기장의 운영비를 보전하려면 티켓 판매가 가능한 스포츠 경기나 공연 등이 열려야 하지만 전 세계를 휩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좀처럼 끝나지 않고 있어 상당 기간 활용이 어렵게 됐다.
파리올림픽은 95%가 기존 시설 이용... 개회식은 센강에서 검토
반면 2024년 개최되는 파리올림픽은 비용을 최대로 절감한 ‘콤팩트 올림픽’을 목표로 하고 있다. 32경기 중 24경기를 파리 중심부에서 10㎞ 이내의 장소에서 열고 전체 경기의 95%는 신축경기장이 아닌 기존 시설을 이용한다는 계획이다.
도시 전체가 세계유산으로 지정될 정도로 유적지가 많은 만큼, 이를 경기에 최대한 활용하는 것도 특색이다. 파리 중심부 콩코드 광장에는 임시 대회장을 설치해 스케이트보드, BMX, 3대 3 농구 등을 실시하고 ‘그랑 팔레’에선 펜싱과 태권도, 에펠탑 앞에선 비치발리볼, 베르사유궁전에선 승마와 근대5종 경기 등을 치른다는 계획이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대회를 시민과 관광객에 개방하는 형태로 치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개회식을 주경기장 대신 센강에서 여는 것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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