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에는 실패했지만 '상'은 성공
단숨에 KB 제치고 금융 대장주 등극
"이제는 은행주로는 평가 어려워"
카카오뱅크가 증시에 입성한 첫날 곧바로 상한가를 기록하며 금융 대장주 자리에 올라섰다. 기대를 모았던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 형성 후 상한가)'에는 실패했지만, 상장을 앞두고 줄곧 꼬리표처럼 따라붙던 ‘고평가’ 논란은 어느 정도 불식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시초가 대비 가격제한폭(29.98%)까지 오른 6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전 9시 장이 시작하자마자 주가는 5.02% 빠진 5만1,000원까지 밀렸으나, 5분 뒤부터 반등을 시작해 결국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형성된 시초가는 5만3,700원으로, 공모가(3만9,000원)의 2배인 7만8,000원에 미치진 못했다. 그러나 상한가를 기록하게 되면서 이날 종가 기준으로는 공모가 대비 78.97%나 상승했다. 이에 따라 공모주를 배정받은 투자자들이 거둘 수익은 주당 3만800원이다.
거래대금도 폭발했다. 카카오뱅크에는 약 3조7,000억 원의 거래대금이 몰려,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15조2,000억 원)의 24%가 집중됐다. 이날 코스피 종목을 거래하는 자금 중 4분의 1이 카카오뱅크를 사고파는 돈이라는 뜻이다. 카카오뱅크에 매수가 몰리면서 이날 한때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접속 지연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도 33조 원을 돌파해 금융 대장주에 올라섰다.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카카오뱅크의 시총은 공모가 기준 시총(약 18조 원) 대비 15조 원이나 불었다. 이에 따라 기존 금융 대장주였던 KB금융(약 22조 원)과 2위 신한지주(약 20조 원)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전체 시총 순위는 11위(우선주 제외)까지 올라 포스코(약 30조 원)와 삼성물산(약 27조 원), LG전자(약 26조 원) 등도 앞질렀다.
카카오뱅크가 단숨에 시총 11위로 올라오면서 그간 발목을 잡았던 고평가 논란도 어느 정도 불식됐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증시 첫날을 기준으로 평가를 하기엔 이르다”면서도 “결국 카카오뱅크를 은행보다 플랫폼으로서 바라보는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오늘 결과는 ‘선방' 이상의 결과를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적으로 보자면 단순히 은행주로만 평가하기는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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