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5개월 만에 최고
매물 잠기고 계속 집값 오르자 매수 심리 꿈틀
수요 초과 국면서 정부 고점 경고 안 통해?
"하반기에도 물량 적어 매수 심리 강해질 것"
#경기도 성남에서 전세로 거주 중인 30대 신혼부부 A씨는 최근 서울 광장동에 있는 아파트 매매 계약을 했다. 거래 금액은 해당 단지 신고가다. 지금도 집값이 많이 올라 고점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청약 가점이 낮고, 앞으로 더 오를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 매수’를 한 것이다.
정부의 잇단 ‘고점 경고’가 무색하게 서울 아파트 매수 심리는 꺾일 줄 모른다. 정부는 틈날 때마다 흔들림 없는 주택 공급을 강조하면서 “추격 매수를 자제해달라”고 하지만 오히려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욕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시장에 매물이 잠긴 상황에서 집값이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7.9로 지난주 107.6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이 수치는 3월 첫째 주(108.5)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수도권 매매수급지수도 전주보다 0.3포인트 올라 111.9를 기록했다. 경기도가 114.1로 114.5에서 하락했지만 인천이 108.7에서 112.2로 오름폭을 키워 수도권 지수를 끌어올렸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이다. 0에 가까울수록 매수자 우위, 200에 가까울수록 매도자 우위를 의미한다.
서울 부동산 시장은 도심 고밀 개발로 공급 폭탄을 예고한 ‘2·4 주택 공급대책’ 발표 이후 매수 심리가 한풀 꺾였다. 2월 둘째 주 111.9까지 치솟았던 매매수급지수는 4월 첫째 주에 96.1로 내려갔다. 하지만 임대차보호법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정부의 규제 정책으로 매물이 잠기고, 지자체와 주민 반발로 공급 대책이 사업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매수 심리는 되살아났다.
5월부터 첫째 주 기준으로 매매수급지수는 103.71→107.8→105.3→107.9를 기록했다. 민간 통계 KB국민은행 수급 동향 조사에서도 4월 첫째 주 75.3까지 떨어졌다가 오름폭을 꾸준히 키워 이달 첫째 주 106.4로 올랐다.
수요 초과 국면에서 매물이 줄어들며 아파트값은 거침없이 상승했다. 아실에 따르면 4월 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4만8,194건이 있었지만 이달 6일 기준 3만9,167건으로 18.7% 줄었다. 같은 기간 전세 매물도 2만3,872건에서 2만46건으로 15.7% 감소했다. 거래 절벽 속에 서울 평균 아파트값은 4월 11억1,123만 원에서 7월 11억5,751만 원(KB 가격통계)으로 4,600만 원 올랐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시장에 나올 물량이 많지 않아 매수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한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4년 내내 주택을 매수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했는데 집값은 계속 올랐다”며 “때문에 수요자들이 더 이상 정부의 말을 믿지 않고 집을 사들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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