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에 치여 쓰러져 있던 여성 들이 받은 운전자
"사람인줄 몰랐다" 항변했지만
재판부 "사람과 돌 구분 못한 것 납득 못해"
무단횡단을 하다가 택시에 치여 쓰러져있던 20대 여성을 들이받고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1부(부장 김양섭 전연숙 차은경)는 특정범죄가중처벌상 도주치사 혐의로 기소된 A(59)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월 1일 오전 5시41분쯤 서울 강남구의 한 4차로를 무단횡단하다가 택시에 치여 쓰러져있던 20대 여성을 차로 치고 도주해 사망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여성을 친 후 급브레이크를 밟았다가 출발했고, 8분 후 사고 장소에 다시 나타나 119구급차 및 사고 택시 인근에 차를 세우고 상황을 살펴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도로에 떨어진 물건 사진 1장을 찍기도 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돌멩이에 부딪혀 사고가 난 것이라 생각했고, 구청에 손해배상 청구를 위해 사진을 촬영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은 "A씨는 자신이 충격한 객체가 사람임을 인식하고도 아무런 조치 않고 그대로 도주했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유족과 합의했고 무단횡단한 A씨가 사고의 중한 결과 발생에 기여한 측면이 있다"며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도 "당시 상황이 사람으로 식별을 못할 정도로 어둡지 않았다"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운전경력이 약 25년에 이르는 A씨가 차량에 돌이 부딪힌 것과 사람을 역과(歷過·밟고 지나감)한 것을 혼동했다는 것은 경험칙상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다"며 "손해배상 청구를 판단할 정도로 차량 파손상태가 심각했다면 조치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A씨는 아무런 조치 않고 운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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