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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록 쏟아진 육상… 트랙과 신발이 도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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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록 쏟아진 육상… 트랙과 신발이 도왔을까?

입력
2021.08.06 16:2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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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텐 바르홀름(왼쪽)이 3일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400m 허들 결선에서 세계 기록을 세우며 우승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카스텐 바르홀름(왼쪽)이 3일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400m 허들 결선에서 세계 기록을 세우며 우승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020 도쿄올림픽 육상에서 세계 기록이 쏟아지면서 선수들이 밟고 달리는 트랙과 신발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선수들이 사용하는 도구에 나날이 새로운 기술이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6일 기준으로 400m 허들 종목에서만 이전 세계 기록을 앞선 기록이 4개나 나왔다. 3일 열렸던 남자 결선에서는 노르웨이의 카스텐 바르홀름(25)이 45초94, 미국의 라이 벤저민(24)이 46초17을 기록해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땄다. 두 선수 모두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세워진 이전 세계 기록(46초78)을 경신한 것이다. 다음 날 열렸던 여자 결선에서도 미국의 시드니 매클로플린(20)과 달릴라 무함마드(31)가 이전 세계 기록을 뛰어넘는 기록을 보이며 1, 2위를 차지했다.

좋은 성적들이 쏟아지고 있는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의 새 트랙에 대해 선수들의 만족도가 높다. AP통신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번 트랙은 이탈리아 몬도(Mondo)사가 3년에 걸쳐서 개발했다. 트랙에는 충격을 흡수하는 동시에 선수가 쏟아낸 에너지를 선수에게 돌려주는 기술이 적용됐다. 트랙의 두께는 14㎜ 정도로 매우 얇지만 안쪽 바닥에 작은 공기 주머니를 만드는 육각형 구조가 포함돼 있어서 트램펄린과 비슷하게 작동한다는 이야기다. 몬도의 트랙 디자이너인 안드레아 발라우리는 “실험실 테스트에서 개선점을 볼 수 있었다”면서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1~2% 정도 이점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새 트랙을 직접 달려본 미국의 100m 주자인 로니 베이커(28)는 “구름을 걷는 것 같은 기분”이라면서 “내가 달려본 것 가운데 가장 멋진 것 중 하나”라고 말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카니 심바인(28) 역시 “빠른 트랙이 어떤 느낌인지 알지 않나”라면서 “우리에게 이 트랙은 정말 빠르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케냐의 마라톤 선수인 엘리우드 킵초게가 마의 2시간 벽을 허문 후 나이키의 '베이퍼 플라이' 신발을 들어보고 있다. 육상선수들의 신발은 스포츠 팬들의 관심이 쏟아지는 경기용품 가운데 하나다. 나이키 홈페이지

케냐의 마라톤 선수인 엘리우드 킵초게가 마의 2시간 벽을 허문 후 나이키의 '베이퍼 플라이' 신발을 들어보고 있다. 육상선수들의 신발은 스포츠 팬들의 관심이 쏟아지는 경기용품 가운데 하나다. 나이키 홈페이지

나이키가 내놓은 최첨단 경주용 신발은 '기술 도핑' 논란이 일 정도로 화제가 됐다. 바닥에 탄성이 높은 중창과 탄소 섬유 판이 깔려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신발의 반발력이 선수의 주행을 돕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라이 벤저민을 포함해서 이번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낸 선수들 다수가 이 신발을 신었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트랙이나 신발이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이 결정적이지 않다는 이야기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선수들의 노력이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바르홀름과 매클로플린, 무함마드 모두 이전에 다른 대회에서 세계 기록을 경신한 경험이 있다. 바르홀름은 경쟁자인 벤저민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단거리용 신발에 뭔가를 넣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중거리라면 쿠셔닝 때문에 매트리스를 깔아도 된다. 하지만 트램펄린을 넣는 것은 헛소리이며 그것은 우리 스포츠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고 밝혔다.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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