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선수 허락 없이 금메달 깨문 日시장… "더럽다" "무례" 비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선수 허락 없이 금메달 깨문 日시장… "더럽다" "무례" 비판

입력
2021.08.05 15:46
수정
2021.08.05 16:05
0 0
가와무라 다카시 일본 나고야 시장이 지난 4일 나고야현 출신 금메달리스트인 소프트볼 고토 미우 선수의 금메달을 갑자기 깨무는 행동을 해 큰 비난을 받았다. 나고야=교도 로이터 연합뉴스

가와무라 다카시 일본 나고야 시장이 지난 4일 나고야현 출신 금메달리스트인 소프트볼 고토 미우 선수의 금메달을 갑자기 깨무는 행동을 해 큰 비난을 받았다. 나고야=교도 로이터 연합뉴스

가와무라 다카시(河村隆之·72) 일본 나고야 시장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금메달을 선수 동의 없이 깨무는 행동을 해 일본 국민으로부터 맹비난을 받고 있다. 가와무라 시장은 2년 전 아이치현 트리엔날레 당시 소녀상 전시 중단을 요구하고, 트리엔날레를 주최한 아이치현 지사 퇴출 서명운동을 주도했던 우익 정치인이다.

5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가와무라 시장은 전날 소프트볼에 출전해 금메달을 딴 나고야 출신 고토 미우(後藤希友·20) 선수를 만난 자리에서, 고토가 자신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주자 갑자기 금메달을 깨물었다. 깨무는 소리가 확실히 들릴 정도였고, 고토 선수는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격히 확산하는 와중인데도 가와무라 시장은 깨문 메달을 닦지도 않은 채 선수에게 돌려줬다.

황당한 퍼포먼스가 방송 뉴스를 통해 전해지자 인터넷에는 “더럽다” “무례하다”는 비판이 쇄도했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나고야 시청 스포츠시민국에는 5일 오전까지 전화, 팩스, 이메일 등 3,137건의 항의가 쏟아졌다. 놀란 가와무라 시장이 “최대의 애정 표현이었다. 죄송하다”고 사과했지만 파문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일본 유도 금메달리스트 다카토 나오히사가 트위터에 올린 글. 가와무라 나고야 시장이 금메달을 깨문 행위를 비판했다. 트위터 캡처

일본 유도 금메달리스트 다카토 나오히사가 트위터에 올린 글. 가와무라 나고야 시장이 금메달을 깨문 행위를 비판했다. 트위터 캡처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의 비판도 잇따랐다. 수영 종목 2회 연속 2관왕 출신 기타지마 고스케는 트위터에 “애초에 왜 (선수가 시장에게) 방문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인가”라며 “나는 메달을 깨문 적이 없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유도 60㎏급 금메달리스트 다카토 나오히사는 “내 금메달조차 상처 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다루는데, 나 같으면 운다”고 적었고, 경영 선수 이토 하나에도 “메달은 그 선수가 살아가는 모습이다. 만지는 것조차 망설여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고토 선수가 소속된 도요타자동차도 기업으로선 이례적으로 시장을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도요타 측은 “이 부적절하고 있을 수 없는 행위는 선수에의 경의와 찬사, 감염 예방을 위한 배려가 느껴지지 않아 몹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책임 있는 리더로서의 행동을 간절히 바란다”고 문제 제기했다.

가와무라 시장은 2019년 아이치현 트리엔날레 당시 평화의 소녀상 등을 전시한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전시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우익들의 횡포로 전시회가 중단됐다가 폐막 직전에야 재개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후에도 트리엔날레를 주최한 아이치현의 오무라 히데아키 지사를 퇴출시키겠다며 우익 인사들과 함께 대대적인 소환 운동을 주도했다. 하지만 시민단체의 고발과 경찰 수사를 통해 지난해 말 서명의 80% 이상이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고, 연초 관계자 4명이 체포됐다. 다만 가와무라 시장은 서명 조작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밝혀지지 않았다.


최진주 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