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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문 깊숙이 침범한 직장암, 로봇 수술로 항문 보존·배변 기능 유지

입력
2021.08.05 12:35
수정
2021.08.05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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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항문을 달지 않아도 되는 직장암 로봇 수술법을 시행하면 환자 불편이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인공 항문을 달지 않아도 되는 직장암 로봇 수술법을 시행하면 환자 불편이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항문 가장 깊숙한 곳(항문거근)에 암이 침범한 직장암 환자에게 항문 보존이 가능한 로봇 수술을 시행하면 배변 기능이 유지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남규ㆍ양승윤ㆍ조민수 연세암병원 대장암센터 대장항문외과 교수 연구팀은 암세포가 항문거근을 침범한 직장암 환자 23명에게 2011년 새로 개발한 항문 보존 로봇 수술을 시행한 뒤 10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다.

‘항문올림근’으로도 불리는 항문거근은 항문 괄약근 중에서도 가장 깊은 곳에서 배변을 조절해주는 역할을 한다.

전체 직장암 중에서 10%를 차지하는 항문거근을 침범한 직장암은 지금까지 항문거근과 항문 괄약근 전체를 제거하는 복회음절제술을 실시했다. 암세포의 완벽한 제거를 위한 근치적 절제를 위해서다.

직장암이 항문 괄약근에 침범하면 내괄약근만 제거하고 외괄약근을 남기는 항문 괄약근 간 절제술(ISR·intersphincteric resection)로 항문을 보존할 수 있다.

하지만 인공 항문(장루)을 달아야 하기에 환자에게 다양한 불편을 일으킨다. 대변 주머니가 바깥에 노출되다 보니 환자의 자신감 하락은 물론 사회생활도 어려워진다. 불규칙하고 잦은 배변, 대변 누출, 냄새 조절, 인공 항문 주머니 관리 등 다양한 신체·생리적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김남규 교수는 2011년 중하부 직장암이 항문거근을 침범했어도 로봇을 활용해 항문거근 및 괄약근 일부만 제거해 항문을 유지해 인공 항문을 달지 않아도 되는 수술법(PELMㆍPartial Excision of Levator ani Muscle)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PELM으로 2011~2019년 수술을 받은 2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44.1개월간 배변 기능과 치료 성적 등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수술 6개월과 1년 후 배변 주기와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에서 환자 상태는 평균 64.9점에서 68.3점으로 3.4점 높아져 점수가 높을수록 상태가 양호했다.

변실금 정도를 파악하는 검사에서는 6개월과 1년 시점에 환자 평균은 각각 11점과 10.7점으로 낮아져 정상에 가까워졌다.

치료 성적도 3년 생존율, 3년 무병 생존율, 국소 재발률이 각각 95%, 72.4%와 14.4%로 좋게 나타났다. 항문거근과 항문 괄약근 전체를 제거하는 복회음절제술의 국소 재발률은 15∼19%로 알려져 있다.

김남규 교수는 “직장암 환자는 수술 후 항문 기능을 잃고 인공 항문을 달아야 하는 상황을 가장 두려워한다”며 “직장암이 항문거근에 부분적으로 침범한 직장암에서도 항문을 보존할 수 있는 새로운 수술법을 개발했고 장기간 추적 조사로 수술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로봇 수술 분야 국제 학술지(International Journal of Medical Robotics and Computer Assisted Surgery)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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