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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브해에 항모 보내면 美 가만있겠나”… 中 열받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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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브해에 항모 보내면 美 가만있겠나”… 中 열받은 이유

입력
2021.08.05 15:05
수정
2021.08.05 15:2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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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40년 만의 최대 규모 연합 해상훈련
동맹 힘 과시하며 中 압박수위 최고조로?
“우리도 美와 군사협력” 中 앙숙 印 가세
中, 러 손잡고 육·해상 동시 화력시위 맞불

미 해군이 3일 공개한 '대규모 군사연습' 엠블럼. 미 해군과 해병대가 참여해 16일까지 전 세계 17개 시간대에서 동시 진행된다. 어느 곳에서 전투가 벌어지더라도 전력을 투입해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담겼다. 훈련에 참여하는 부대 마크와 함께 아래에 라틴어로 '바다의 승리로'라고 적혀 있다. 미 해군 홈페이지

미 해군이 3일 공개한 '대규모 군사연습' 엠블럼. 미 해군과 해병대가 참여해 16일까지 전 세계 17개 시간대에서 동시 진행된다. 어느 곳에서 전투가 벌어지더라도 전력을 투입해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담겼다. 훈련에 참여하는 부대 마크와 함께 아래에 라틴어로 '바다의 승리로'라고 적혀 있다. 미 해군 홈페이지


“미군은 전 세계 어디든 개입할 수 있다. 우리의 통합 전력은 다(多)영역 전투에 늘 준비돼 있다.”


미 해군이 3일 ‘대규모 군사연습(LSE) 2021’을 시작하면서 밝힌 각오다. 중국을 겨냥해 힘의 대결을 선포했다. 이에 맞서 중국도 러시아와 손잡고 맞불을 놓을 참이다. 무역, 기술, 사이버, 코로나를 거치며 쌓인 양국의 앙금이 전례 없는 무력시위로 분출하고 있다.

美, 40년 만의 최대 규모 해상훈련으로 中 압박

영국 퀸 엘리자베스 항공모함이 지난달 6일 수에즈운하를 지나고 있다. 이달 인도·태평양지역에서 중국을 겨냥한 미국과의 연합 해상훈련에 참가한다. AFP 연합뉴스

영국 퀸 엘리자베스 항공모함이 지난달 6일 수에즈운하를 지나고 있다. 이달 인도·태평양지역에서 중국을 겨냥한 미국과의 연합 해상훈련에 참가한다. AFP 연합뉴스


미 해군과 해병대는 3~16일 서태평양을 비롯한 17개 시간대에서 동시 훈련에 돌입했다. LSE에는 항공모함과 잠수함을 포함한 함정 36척과 5개 함대, 3개 해병 원정군 등이 참여한다. 서태평양은 중국의 태평양 진출 관문이다.

동시에 미국은 세를 규합하며 더 강력한 화력을 뽐내고 있다. 미 육해공군과 해병대를 비롯해 영국, 호주, 일본 전력이 인도ㆍ태평양에 집결했다. 27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훈련에 영국은 퀸 엘리자베스 항모전단을 투입했다. 냉전이 한창이던 1981년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이후 40년 만의 최대 규모 연합 해상훈련이다. 가상의 적이 구소련에서 중국으로 바뀐 셈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5일 “미국과 동맹의 힘으로 남중국해의 안보와 안정을 확보하겠다는 강렬한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우리도 美와 군사협력” 中 앙숙 인도 가세

미국과 인도, 일본, 필리핀 4개국 군함이 2019년 5월 남중국해를 항행하며 연합훈련을 하고 있다. 미 7함대 홈페이지 연합뉴스

미국과 인도, 일본, 필리핀 4개국 군함이 2019년 5월 남중국해를 항행하며 연합훈련을 하고 있다. 미 7함대 홈페이지 연합뉴스


중국과 지난해 국경 유혈충돌로 사이가 틀어진 앙숙 인도도 채비를 갖췄다. 미국 중심의 연쇄 해상훈련은 존재감을 드러낼 기회다. 인도는 함정 4척을 보내 21~29일 괌 인근에서 ‘말라바르 훈련’을 실시한다. 1992년 미국과 인도 간 양자 훈련이 2015년 일본, 지난해 호주가 가세하며 몸집을 키웠다. 상륙작전과 해상기동이 함께 펼쳐진다. 안보협력체 ‘쿼드(Quad)’ 4개국이 모두 참여하는 훈련으로, 이르면 9월 열릴 쿼드 대면 정상회의에 앞서 중국을 노골적으로 겨눴다. 미국의 태평양전략 전초기지인 괌에서 훈련을 진행하는 건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인도 함정들은 이어 두 달간 베트남, 필리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호주를 도는 광폭 행보에 나선다. 전례 없는 장기 레이스다. 중국을 의식해 군사적으로 미국과 동남아를 모두 붙잡으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인도 해군사령부는 “우방과의 군사협력 수준을 높이고 인도의 작전범위를 넓히는 계기가 될 중요한 훈련”이라고 잔뜩 의미를 부여했다.

中, 해상과 육상에서 동시 화력시위 맞대응

항공모함 킬러로 불리는 중국 중거리탄도미사일 둥펑-26. 미국령 괌도 타격할 수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항공모함 킬러로 불리는 중국 중거리탄도미사일 둥펑-26. 미국령 괌도 타격할 수 있다. 베이징=AFP 연합뉴스


미국과 우방국이 숨통을 조여오자 중국도 맞대응에 나섰다. 6~10일 남중국해에서 해상훈련을 벌인다. 중국이 설치한 인공섬과 군사시설을 구실로 90%가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는 곳이다. 인도 힌두스탄 타임스는 “중국이 미국과 우방의 해상훈련 기간에 항모 킬러이자 괌을 타격할 수 있는 둥펑(DF)-26 중거리 미사일을 어떤 식으로든 노출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특히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 작전에 신경이 곤두서 있다. 미국과 동맹국들이 온갖 군사훈련을 명분으로 앞다퉈 함정을 투입하자 반응이 격해졌다. 글로벌타임스는 “남중국해에 아무리 많은 군함을 보내도 중국이 겨눈 총구를 망각한 토끼 무리에 불과하다”며 “중국 항모가 카리브해를 뻔질나게 드나들며 주변국을 부추겨 위협한다면 미국은 이를 용인할 수 있나”라고 따져 물었다.

중국은 9~13일 러시아와 서부 닝샤 자치구에서 육상 연습도 병행한다. 양국 병력 1만여 명이 참가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 영토에서 실시하는 최대 규모의 연합훈련이다. 중국 국방부는 “합동 정찰과 조기경보, 전자전, 타격 능력 등을 높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무엇보다 러시아군이 사상 처음으로 중국군 첨단장비를 사용해 작전을 수행한다는 점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군사전문가 웨이둥쉬는 “양국이 무기와 장비를 공유할 만큼 서로 신뢰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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