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의 올림픽 2연패 꿈이 무산됐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5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의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패자 준결승에서 미국에 2-7로 완패했다. 결승 진출이 좌절된 한국은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려나 7일 낮 12시 도미니카공화국과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9전 전승 우승 신화를 달성한 한국 야구는 13년 만에 디펜딩챔피언의 지위를 내려놓게 됐다.
한국은 전날 승자 준결승에서 일본에 패했지만 패자부활 방식에 따라 한번 더 결승 진출 기회를 얻었다.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조별리그에서 한 차례 패한 미국과 일본에 차례로 설욕하며 드라마틱한 금메달 시나리오를 꿈꿨지만 미국의 벽을 또 넘지 못했다.
해결사 부재가 뼈아팠다. 중심타자 몫을 해줘야 할 양의지(NC)와 오재일(삼성)의 부진이 심각했다. 둘다 타율 1할대에 머물러 결국 김경문 감독은 이날 결국 양의지를 빼고 5번타자로 그나마 맹타를 휘두르던 김현수(LG)를 4번에 배치해 승부수를 띄웠지만 이마저도 통하지 않았다. 김현수는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마운드는 선발 이의리(KIA)가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9탈삼진 2실점으로 제몫을 했지만 불펜이 5실점으로 무너졌다.
한국은 2회말 2사 2루에서 이의리가 미국의 9번타자 잭 로페스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첫 실점을 했다. 이후 런다운에 걸린 로페스가 2루에 거의 도달해 위기가 이어질 뻔했으나 2루수 김혜성(키움)이 몸을 날려 로페스의 엉덩이를 태그, 이닝을 끝냈다. 이의리는 4회말 제이미 웨스트브룩에게 좌월 솔로포를 허용했다. 파울 여부를 가리는 비디오판독을 했지만 홈런으로 인정됐다.
타선은 미국 선발 조 라이언에게 막혀 0-2로 끌려가던 5회초 1사 후 허경민(두산)의 몸에 맞는 공과 김혜성의 우전 안타로 만든 1ㆍ3루 기회에서 박해민(삼성)의 좌전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다. 그러나 계속된 1사 1ㆍ2루에서 강백호(KT)가 2루수 옆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라이언의 시속 150㎞를 넘나드는 직구와 시속 140㎞대 투심, 130㎞대 슬라이더에 타선은 꽁꽁 묶였다.
경기 후반 역전승 희망은 이의리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 산산조각이 났다. 6회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최원준(두산)이 토드 프레이저와 12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낸 게 화근이었다. 차우찬(LG)이 마운드를 이어받아 아웃카운트 1개를 잡고 우타자 웨스트브룩 타석 때 원태인(삼성)이 등판했지만 연속안타와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필승카드 조상우(키움)마저 2안타를 맞는 등 불펜이 6회에만 5실점, 1-7로 벌어져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7회 오지환(LG)의 2루타로 1점을 따라갔지만 승부를 뒤집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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