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이 절정으로 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관광 1번지’ 제주도엔 연일 4만 명 안팎의 휴가객들이 몰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관광객이 급감, 힘든 시기를 보낸 삼다도여서 어느 때보다 반겨야 할 상황이지만, 손님들을 맞는 도민들의 마음은 그렇지 않다.
제주 시내에서 흑돼지 구이 가게를 운영하는 김경숙(56)씨는 “관광객이 많이 와도 4인 이상 손님을 받을 수가 없어 여전히 어려운 상황인데, 확진자가 다녀가지 않을지 걱정”이라며 “손님은 반갑지만, 이 손님이 확진자 또는 접촉자는 아닐까 하는 걱정으로 맞고 있다”고 말했다.
3일 제주도와 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나흘 동안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각각 4만2,783명, 4만6,909명, 4만4,382명, 3만8,571명으로 집계됐다. 일일 방문자 수가 4만 명을 넘은 것은 6월 말 이후 한 달 만이다. 업계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 여파로 휴가를 미루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이 같은 규모의 관광객은 이달 중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좀처럼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확진자 수다. 제주도에선 연일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1주일 동안 발생한 환자는 144명으로, 일평균 20.6명을 기록하고 있다. 스포츠 마사지 가게를 운영하는 정찬임(61)씨도 "단체 손님 문의가 들어와도 불안해서 받을 수가 없다"면서 "코로나가 빨리 진정돼야지, 제주도에 관광객이 아무리 많이 와도 영업에 큰 도움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제주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달 제주 확진자 3명 중 1명은 외부 요인에 의한 감염 사례였다. 7월 확진자 487명 중 160명(32.8%)이 타 지역 확진자와 접촉하거나 타 지역에서 입도한 확진자였다.
제주도도 도내에서 집단감염 등을 통한 지역 확산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 가운데 피서철 관광객까지 가세하면서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제주도를 찾아주셔서 감사드린다”면서도 “마스크 착용과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제주를 즐겨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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