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전격적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8월쯤 결정할 것”이라며 다소 유보적으로 밝혔던 입장을 뒤집고 그가 입당원서를 제출함으로써 가장 유력한 야당 주자가 당외 주자인 기이한 상황이 비로소 종식됐다. 국민의힘으로선 대선 경선의 불확실성이 정리되고 흥행요소가 커졌다. 이제 제1야당 예비후보로서 당내 경선을 통해 본격 검증을 받기 바란다.
윤 전 총장이 지금까지 제3지대에 머물러 있었던 것은 반문재인 정서를 공략, 중도층까지 흡수해 지지기반을 넓히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그러나 정치 선언 이후 한 달간 국민의힘보다 더 보수적인 시각을 드러낸 그는 중도 표심을 얻는 데에 성공하지 못했고 지지율은 하락했다. ‘주 120시간 노동’ ‘대구 민란’ '부마항쟁' 등 문제적 인식을 드러낸 실언이 비판의 포화를 받고 가족 문제가 이슈화하면서 당 조직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할 필요성도 커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인사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윤석열 캠프에 합류했지만 형식상 당외 인사를 지원하는 꼴이어서 당내 갈등의 불씨가 됐다. 윤 전 총장 입당은 이 모든 혼란을 정리하고 자기 실력을 바탕으로 한 승부를 시작했다는 뜻이다.
이제 국민의힘 주자가 된 윤 전 총장은 당내 경선을 거치며 대통령 후보가 될 자격을 입증해야 한다. 그는 이날 입당하며 “정권 교체를 위해서는 제1야당에 입당해서 정정당당하게 초기 경선부터 시작하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 정권 교체에 앞서 우선 당내 경선에서 가족 문제를 비롯해 검사로서의 처신, 이념 성향, 정책적 비전을 검증받게 될 것이다. 그가 자신에게 집중될 비판과 공격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의혹을 얼마나 해소하는지, 또 얼마나 설득력 있게 자기 비전을 밝히는지에 따라 그의 도전의 승패가 갈릴 것이다. 궁극적으로 국민에게 중요한 시간이다. 사생활 캐기에 가까운 '쥴리 벽화' 정국에서 벗어나 유력 후보의 자질을 제대로 평가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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