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하려다 혀 잘린 남성…적반하장 신고하더니 결국 징역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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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폭행 하려다 혀 잘린 남성…적반하장 신고하더니 결국 징역 3년

입력
2021.08.02 04:00
수정
2021.08.02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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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테이프 콘돔 소주 구입, 산으로 이동
법정서 반성 없이 혀 잘린 부분만 강조
"가해자·피해자 바뀌는 억울함 없어야"

안씨가 만취한 피해 여성을 태우고 향했던 황령산 등산로 일대. 한국일보 자료사진

성폭행 피해를 막기 위해 가해 남성의 혀를 깨물었다가 기소 위기에 놓였던 여성이 혀 절단 행위를 정당방위로 인정받아 형사처벌을 면한 가운데, 여성에게 중상해를 입었다며 적반하장으로 여성을 고소했던 남성은 결국 실형을 선고받았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동부지원 제1형사부(부장 염경호)는 최근 감금 및 강간치상 혐의로 구속기소된 안모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안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ㆍ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 취업 제한(3년)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승용차 조수석에 앉아 있던 피해자를 청테이프로 묶는 방법으로 감금하고, 피해자를 강간하기 위해 피해자의 입 안에 혀를 넣어 키스를 하던 중 피해자가 피고인 혀를 깨물어 저항하는 바람에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며 "그 과정에서 피해자와 몸싸움을 하면서 손으로 피해자의 입 부위를 때리는 등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힌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지난 2월 9일 감금 및 강간치상 혐의로 구속기소된 안씨는 최근 실형을 선고 받았다.

안씨는 지난해 7월 부산의 번화가인 서면 일대에서 만취해 거리에 앉아 있던 여성을 차에 태우고 인적이 드문 곳으로 데려가 성폭행을 시도하려 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 왔다. 판결문에 따르면 안씨는 유사 성매매업소인 키스방에 가려다가 비용 문제로 길거리 헌팅을 하기로 마음을 고쳐 먹고, 차량을 타고 거리를 배회하며 범죄 대상 여성을 물색했다.

두 차례 시도 끝에 피해 여성을 차에 태웠고, 숙소까지 데려다 줄 것처럼 하면서 실제로는 인적이 드문 부산 황령산으로 향했다. 만취한 여성이 차에서 잠이 들자, 그는 이동 중에 편의점에서 청테이프와 콘돔, 소주를 구입했다. 안씨는 황령산 도로변에 도착한 뒤 차를 세우고 여성을 청테이프로 결박해 못 움직이게 하고 강제로 키스했다. 이때 여성은 안씨의 혀를 깨물며 강하게 저항했다.

혀가 잘린 안씨는 곧바로 지구대로 향해 여성을 중상해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그러나 정당방위를 인정해 여성은 불기소 처분하고, 안씨는 강간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안씨는 재판 중에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진지한 반성은 없이, 자신이 입은 피해만 주장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안씨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안씨의 진술도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경찰 조사 결과 안씨는 여성을 태운 뒤 콘돔, 소주, 청테이프를 구매한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음료수를 사러 들렀다고 거짓말을 했다.

강제 키스 후 혀가 잘리고 자신의 혀를 찾는 경위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진술하면서도, 블랙박스 영상에서 확인되는 청테이프 사용 소리, 피해자의 “빼(떼)라” 외침에 대해선 모르쇠로 일관하는 등 자신에게 불리한 부분은 제대로 진술하지 않았다. 청테이프를 구입한 이유에 대해서도, 사건 당일 매형과 낚시를 하러 가기로 해서 부러진 낚싯대를 수선하기 위해 샀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늘어놨다.

피해 여성을 변호해온 법무법인 법과사람들의 우희창 대표변호사는 “여성은 정당방위가 인정돼 형사처벌을 면했고, 피고인은 유죄 판결을 받게 됐다”며 “과거엔 성폭행에 대응한 여성이 상해죄로 처벌받기도 했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는 억울한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이 사건이 완전히 마무리된 건 아니다. 안씨는 1심 결과에 불복해 항소했다.

채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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