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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노마스크 방송, 고민 깊어지는 방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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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노마스크 방송, 고민 깊어지는 방송가

입력
2021.08.0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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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의하면 얼굴을 보여야 하는 공연이나 방송의 출연은 마스크 의무화 예외 상황으로 인정된다. JTBC '아는 형님' 방송 캡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의하면 얼굴을 보여야 하는 공연이나 방송의 출연은 마스크 의무화 예외 상황으로 인정된다. JTBC '아는 형님' 방송 캡처

TV 속 세상은 이상할 만큼 평화롭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본격화되고 확진자가 20일 넘게 1,000명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스타들은 마스크조차 없이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눈다. 이들이 위험천만한 상황 속에서 녹화를 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의하면 얼굴을 보여야 하는 공연이나 방송의 출연은 마스크 의무화 예외 상황으로 인정된다. 즉, 연예인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도 녹화에 임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혹자는 "연예인 역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며 "스타들이 노마스크 특권의식에 젖어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사실 연예인들은 노마스크 촬영 현장을 원하지 않았다. 오히려 불안함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곽정은은 자신의 SNS에 "걸리면 내가 아끼는 사람에게 혹은 전혀 모르던 누군가에게 크나큰 아픔을 줄 수도 있는데, 조마조마하지 않은 맘으로 녹화하는 방송인은 없다"는 글을 남겼다.

그는 "마스크를 쓰고 스스로를 보호하고자 해도 출연자에게 그럴 권리가 없는 것이 지금의 방송 제작 상황"이라며 "조마조마하며 녹화에 참여하고, 그래서 혹시라도 내가 옮길까 내 가족조차 밥 한 끼 편히 먹지 못하고 지내온 것이 1년이 됐다"고 말했다. "특권이 있어서가 아니라 권리가 없다"고도 했다.

불안감이 커지고 있음에도 방송가가 노마스크를 고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방송가 관계자는 "마스크를 쓰고 감정 신을 찍으면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의 몰입도가 떨어진다. 예능도 마찬가지다. 표정으로 보여주는 리액션이 중요한데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면 재미가 하락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애 프로그램의 경우 특히 미묘한 표정 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출연자의 표정을 보고 상대에 대한 호감을 갖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데 마스크로 가려지면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방송의 질이 시청률 문제로 이어지는 만큼 제작자들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연예계가 출연자의 안전 문제에 대해 손을 놓고 있지는 않다. 몇몇 방송은 비말이 튀는 것을 막기 위해 가림막을 설치했다. 어떤 현장은 자가검사키트를 이용해 촬영 전 출연자와 스태프의 감염 여부를 확인했다. 그러나 다양한 형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드라마, 영화, 예능들의 촬영이 확진자의 발생으로 인해 중단됐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제작자들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장성규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방송에 출연했다. 유튜브 채널 '워크맨' 화면 캡처

장성규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방송에 출연했다. 유튜브 채널 '워크맨' 화면 캡처

몇몇 웹예능은 안전과 재미를 동시에 잡기 위해 발 빠르게 나섰다. 광희와 장영란은 각각 '네고왕'과 '네고왕2'에서 입 부분이 보이는 마스크를 썼다. '워크맨'의 장성규 또한 마스크를 쓴 채 대중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소개팅을 하는 유튜브 콘텐츠들도 있다. 출연자의 표정이 주는 즐거움이 다소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의 입담과 유쾌한 자막이 단점을 보완했다. KBS2 드라마 '오케이 광자매'는 주인공들의 마스크 착용으로 현실을 그대로 반영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여행, 모임 등 당연하게 여겼던 많은 일들이 힘들어진 상황이다. 해외를 누비고 시민들과 부대끼던 방송들도 자연스레 어려움을 겪게 됐다. 시청자들도 방송가의 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출연자의 건강을 담보로 선사하는 즐거움은 바라지 않는다. 안전이 그 무엇보다 우선시돼야 한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대중의 이러한 마음이 방송가에 무사히 가 닿길 바란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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