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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멤버 품은 K-아이돌, 과연 '글로벌 인기' 영향 미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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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멤버 품은 K-아이돌, 과연 '글로벌 인기' 영향 미칠까

입력
2021.08.01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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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멤버들은 오랜 시간 고질적인 잡음을 낳으며 여전히 K팝 팬들의 극명한 비판어린 시선을 받고 있다. 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주결경 SNS, 한국일보 자료사진

중국인 멤버들은 오랜 시간 고질적인 잡음을 낳으며 여전히 K팝 팬들의 극명한 비판어린 시선을 받고 있다. 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주결경 SNS, 한국일보 자료사진

국내 아이돌 시장이 본격적인 글로벌화를 꾀하면서 K-아이돌 그룹이 외국인 멤버들을 품는 것은 일반적인 흐름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일본 중국 대만 태국 미국 등 실로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멤버들이 각 팀에 전력을 더하며 글로벌 활동에 힘을 싣고 있는 가운데, 중국인 멤버들은 오랜 시간 고질적인 잡음을 낳으며 여전히 K팝 팬들의 극명한 비판어린 시선을 받고 있다.

중국인 멤버들을 둘러싼 곱지 않은 시선이 팽배해지게 된 것은 활발한 활동 중 돌연 한국 활동을 뒤로하고 자국으로 돌아가 K-아이돌 활동 당시의 인기를 기반으로 중국에서 독자 활동을 펼친 전례를 남겼던 일부 멤버들 때문이었다. 비단 중소 기획사 소속 아이돌 그룹 멤버들 뿐만 아니라 SM·JYP 등 대형 기획사 소속 중국인 멤버들까지 비슷한 행태를 보이며 소속사가 입은 피해는 물론 팬들의 실망감 역시 막대했다. 이는 결국 K팝 신에서 활동 중인 중국인 멤버들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중국인 멤버들의 화려한 전적(?)에도 불구하고 K팝 시장에서는 쉽게 중국인 멤버 영입의 끈을 놓지 못했다. 결과는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았다.

현재 우주소녀의 중국인 멤버 성소 미기 선의는 몇차례의 국내 컴백에 불참한채 중국 활동만 이어오고 있으며, '프로듀스101' 시즌2 데뷔조 워너원으로 활동까지 펼치며 큰 인기를 모았던 라이관린은 큐브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 효력부존재 확인 청구 소송을 벌인 끝에 국내 소속사를 떠나 현재 중국 활동에 매진 중이다.

마찬가지로 엠넷 '프로듀스101' 시즌1에서 최그룹 아이오아이(I.O.I.)로 데뷔했던 주결경 역시 활동 당시 얻은 인기를 바탕으로 이후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이하 플레디스) 소속 걸그룹 프리스틴으로 데뷔했다. 하지만 프리스틴이 데뷔 2년 만에 해체를 맞은 뒤 주결경은 중국으로 향했다. 당시 플레디스 측은 주결경이 일방적인 계약 해지 통보서를 보내왔다고 알렸으며, 현재 주결경의 전속 계약을 둘러싼 분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하지만 이같은 분쟁 속에서도 주결경은 중국에서 활발한 독자 활동 중이다.

한 가요계 소속사 관계자는 K팝 시장에서 이러한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중국인 멤버 영입을 이어오고 있는 이유에 대해 "중국이 갖고 있는 시장의 특수성상 한국에서 인기를 얻으며 얼굴을 알린 가수들이 받는 출연료는 상상초월이다. 많게는 국내에서 받는 출연료의 10배 이상을 받는 경우도 있다. 이른바 '톱'급 인기를 구가하는 그룹이 아니더라도 중국인 멤버가 소속돼 있는 경우, 중국에서 일정 이상의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라며 "특히 아직도 중국내 한한령으로 인해 국내 아이돌 그룹들의 활동에 제약이 걸려 있는 상황에서, 중국인 멤버들의 유닛-개인 활동을 통해 중국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결국 종합적으로 수익 창출을 고려해야하는 소속사의 입장에서는 쉽게 중국인 멤버 합류 카드를 포기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나 중국인 멤버를 활용한 개인 활동 등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제외한다면 '과연 이들이 리스크를 감수할 만큼 팀의 글로벌 활동에 큰 힘을 더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쉽게 답하긴 어렵다. 오히려 중국인 멤버들의 정치적 행동, 발언 등은 주기적으로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으며, 이로 인한 팬들의 반감은 커지고 있다. 또 중국인 멤버에게 편중된 일부 중국 팬들의 지지는 오히려 팬덤의 분화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례로 데뷔 이후 중국인 멤버 우기 슈화 등을 중심으로 중국에서도 인기를 얻으며 빠르게 K팝 4세대 대표 그룹으로 자리매김한 (여자)아이들의 사례가 있다.

지난 1월 미니 4집 'I BURN(아이번)' 컴백 당시 타이틀 곡 화(火花) 파트 분배를 두고 중국 팬들의 불만 여론이 불거지며 공동구매 취소 사태가 불거졌다. 당시 멤버 슈화의 중국 팬클럽은 타 멤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슈화의 분량과 개인 메이크업 등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며 (여자)아이들의 전 앨범 구매 대행 업무를 중단하고 슈화의 개인 응원에 전념하겠다는 성명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러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당시 중국을 제외한 국내외의 반응은 뜨거웠다. '화'는 멜론 및 지니, 벅스 등 주요 음원차트 1위에 이름을 올린데 이어 해외 51개국 지역 아이튠즈 앨범 차트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인기를 증명했다. 결과적으로 일부 중국 팬들의 완전체 지지 철회 선언이 (여자)아이들의 인기 행보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었지만, 이를 두고 팬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제기되며 팬덤 내의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 역시 높아지기도 했다.

이 외에도 '하나의 중국' 지지 발언 등 자국의 정치색이 묻어나는 게시물을 자신의 SNS에 올려 여론의 뭇매를 맞은 중국 출신 아이돌 멤버들은 갓세븐 잭슨부터 (여자)아이들 우기·세븐틴 준·디에잇·NCT 루카스·윈윈·쿤·샤오쥔·헨드리·양양 등 모두 꼽기도 어려울 정도다.

여기에 최근까지도 소속사와 일부 팬들이 중국 출신 멤버 영입에 대한 '불가피한' 이유로 강력하게 내세워왔던 중국 내 인기에 미치는 영향력 역시 이제는 그 명분이 흔들리는 실정이다.

실제 최근 한 현직 아이돌 트레이너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중국인 아이돌 멤버들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먼저 "중국 정부의 요구에 따라 꼼짝하지 못하고 정치적 발언을 해야 하는 중국인 멤버들을 굳이 K팝 아이돌 그룹에 영입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해당 트레이너는 "중국인 멤버가 하나도 없는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가 지금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이돌"이라고 꼬집으며 중국인 멤버를 합류 시켜야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게 된다는 논리는 이미 깨진 지 오래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방탄소년단의 경우, 전원 한국인 멤버로 구성되었음에도 외국 출신 멤버가 합류한 어느 그룹보다도 확실한 글로벌 시장 입지 선점에 성공했다. 국내를 넘어 미국 시장까지 접수한 이들에게 '한한령'은 그리 큰 산이 되지 못했다. 중국 멤버의 부재가 미친 영향 역시 없었다. 오히려 여전히 중국 내에서 특별한 공식 활동을 펼치지 않고 있는 방탄소년단에 대한 중국 팬들의 수요는 날로 높아지고 있는 중이다.

2021년 현재 K팝 시장의 흐름이 말하고 있는 것은 한 가지다. 중화권 공략을 위해, 더 높은 수익 창출을 위해 1차원적인 '글로벌화' 수단인 중국인 멤버를 영입하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는 것이다. 예상되는 리스크와 이를 향한 팬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에 귀를 닫고 '옛 방식'에 고여있는 대신 앞으로는 새로운 차원의 '글로벌화' 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다.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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