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ㆍ미사일 개발을 주도하다 지난달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에서 해임됐던 리병철이 한 달 만에 군 서열 1위로 복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관련한 ‘업무 태만’으로 실각했던 그가 근신을 마치고 재등장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신문은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가 리병철이 포함된 고위 간부들과 함께 전날 북중우의탑에 참배한 소식을 전했다. 그러면서 조용원ㆍ리일환 ㆍ정상학 당 비서에 이어 그의 이름을 호명했다. 리병철은 박정천 군 총참모장, 권영진 군 총정치국장, 리영길 국방상보다 앞서 이름이 불려 군 수뇌부 4인방 중 가장 먼저 언급됐다. 공개된 참배 사진에서도 리병철은 김 위원장 바로 왼편에 서 있었다. 북한의 권력서열은 김 위원장과의 거리와 호명 순서와 직결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리병철이 다시 군 서열 1위를 꿰찼다는 추정이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참배 사진과 호명 순서를 보면 리병철이 군 지도부 가운데 최고 서열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당 서열과 당직 등 변화까지 이뤄졌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리병철은 핵과 미사일 등 북한 전략무기 개발을 진두지휘해 온 핵심 인물이다. 김 위원장의 각별한 신임을 받은 그는 지난해 10월 ‘대장’에서 한 번에 두 계단을 뛰어 올라 ‘원수’ 계급을 달았다. 그러나 지난달 코로나19와 연관된 중대 사건으로 문책 대상이 된 뒤 김일성 주석 사망 27주기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사진에서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섰던 맨 앞줄에서 밀려난 모습이 포착됐다. 상무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내려앉고, 겸임하던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자리에서도 물러났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우리 정보당국은 당시 리병철이 군수공업부장으로 강등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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