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후 혼란상 수습하고 공식 취임
민심 통합·코로나19 극복 등 난제 산적
초등교사 출신 정치 신인임에도 단숨에 대통령에 당선돼 세계적 관심을 모은 페드로 카스티요(51) 페루 신임 대통령이 공식 취임했다. 취임 일성으로 “부패 없는 나라와 새 헌법”을 약속한 그는 이제 민심 통합과 정국 혼란 수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등 만만치 않은 과제들을 풀어가야 한다.
카스티요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수도 리마 국회의사당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대통령직에 올랐다. “처음으로 농부가 나라를 통치한다”고 의미를 부여한 그는 프란시스코 사가스티 전 임시 대통령에 이어 향후 5년간 페루를 이끌게 된다. 취임식엔 칠레,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에콰도르 등 중남미 국가 대통령들과 스페인 국왕 등이 참석했다. 미국 정부에선 교사 출신이자 라틴계인 미겔 카도나 교육장관이 찾아와 취임을 축하했다.
카스티요 대통령은 정계·재계 등 엘리트 출신이 아닌 페루 첫 대통령이란 평가를 받는다. 북부 빈농 가정에서 태어나 고향 초등학교에서 25년간 교사로 일하다 2017년 교사 총파업 시위를 주도하며 전국적 인물로 급부상했다. 대통령은커녕 선출직 공직 경험도 전무하다.
그는 ‘좌파’ 자유페루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해 4월 1차 투표에 이어 6월 결선 투표에서도 불과 4만4,000여 표 차이로 승리를 거뒀다. 상대는 1990~2000년 집권한 일본계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장녀로 세 번째 대권에 도전한 ‘우파’ 민중권력당 게이코 후지모리였다. 정치 기반이 없는 신인이 정치 엘리트를 꺾는 파란이 일어난 것이다. 하지만 후지모리가 개표 부정을 주장하며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한 달 넘게 버티는 바람에 카스티요 대통령은 취임을 8일 앞둔 이달 19일에서야 당선을 확정 지을 수 있었다.
최근 몇 년 사이 페루는 극심한 사회 분열과 정치 혼란을 겪고 있다. 잇단 부패 스캔들로 지난 5년간 대통령이 네 번이나 바뀌었다. 기성 정치권에 대한 염증이 커진 상황에서 좌우 이념 대결로 흐른 대선을 거치며 민심도 둘로 갈라졌다. 코로나19 이후 경제는 11% 넘게 폭락했고, 인구 대비 사망자 수 세계 1위에 달할 만큼 보건 위기도 심각하다. 야당이 국회를 장악한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고 헌법 개정 등 개혁 공약을 추진해야 하는 것도 카스티요 대통령 앞에 놓인 난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